튀르키예에서 LGBTQI+ 단체와 활동가들을 겨냥한 동시다발적인 경찰 작전이 벌어진 가운데, 양심적 병역거부자이자 트랜스 활동가인 데니즈 히크메트 하제르(Deniz Hikmet Hazer)가 체포되었다.
지난 주말, 경찰은 ‘내 가족은 안전하다(My Family is Safe)’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수사의 일환으로 튀르키예 여러 도시에서 LGBTQI+ 당사자들의 자택과 단체 사무실, 지역 사업장 등을 급습했다. 법무부는 15개 도시에서 162명, 9개 단체, 13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법적 절차가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최근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앙카라에서는 LGBTQI+ 인권단체 Kaos GL의 기자 1명과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원 7명이 체포되었으며, 메르신에서는 27명, 아이든에서는 5명이 체포되었다. 이스탄불에서는 100명 이상이 여전히 경찰에 구금되어 있다.
이번에 체포된 사람들 가운데에는 트랜스 활동가 데니즈 히크메트 하제르도 있다. 데니즈는 지난해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국가는 내가 복종하고, 침묵하며, 내 몸과 정체성을 군사적 목적에 내어주기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나는 복종하지 않습니다. 나는 폭력을 거부합니다. 나는 군사주의를 거부합니다.”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 WRI)의 튀르키예 회원 단체인 Conscientious Objection Watch를 통해 데니즈의 체포 소식을 접한 우리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 동시에 날로 거세지고 있는 탄압의 물결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군사주의와 이성애 규범을 중심으로 한 국가의 논리는 언제나 긴밀하게 맞물려 작동한다. ‘안보’를 명분으로 벌어지는 이번 작전은 군사주의적 통제 장치를 가정과 거리로 확장하는 행위이다. 그 목적은 사람들의 몸과 정체성, 삶의 공간을 통제하는 동시에 혐오를 부추기는 데 있다. 데니즈가 양심적 병역거부 선언에서 강조했듯이, 양심적 병역거부는 단지 군사주의적 폭력을 거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의 몸과 정체성을 둘러싼 가부장적 통제 체제에 대한 거부이기도 하다.
LGBTQI+ 당사자와 활동가들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고 낙인을 찍는 것은 시민사회의 활동 공간과 결사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다. 우리는 모든 구금·체포된 인권옹호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한다.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은 튀르키예의 LGBTQI+ 운동과 모든 인권옹호자들에게 연대를 보낸다. 또한 이러한 탄압의 상황에 맞서 9월 18일에 진행되는 국제적인 연대 행동에 함께할 것을 촉구한다.
폭력과 군사주의, 혐오에 맞서 자신의 존재와 자유를 지키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우리는 튀르키예에서 이번 작전으로 체포된 양심적 병역거부자이자 트랜스 활동가 데니즈 히크메트 하제르와, 혐오를 조장하는 정책에 맞서 저항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할 것이다.
2026년 9월 18일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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