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호르무즈 파병을 우리 병역거부자는 반대한다. 전투원이든 비전투원이든 파병은 전쟁 참여일 뿐이다. 군사전문가들조차 파병하면 전투 참여로 이어질 것이라 말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의 이란 폭격은 침략이자 명백한 전쟁범죄였다. 이란은 반격하였고 전세계는 전쟁의 포화로 한층 더 어두워졌다. 우리는 호르무즈와 중동 전역이 참혹한 전쟁터가 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석유와 패권이 가득한 이 전쟁에 평화는 없다.

병역거부의 역사는 전쟁반대의 역사이다. 1차세계대전, 2차세계대전, 베트남전쟁 등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수의 병역거부자가 전쟁반대를 외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는 전쟁에 동원되기를 거부한 러시아 청년들이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다. 한국 병역거부의 역사는 파병반대의 역사이다. 베트남전쟁 시기 미군 소속 김진수, 제주 출신으로 4.3을 겪은 김동희와 김이석은 군복무 중 베트남전쟁 파병을 거부했다. 2003년 이등병이었던 강철민은 백일휴가를 나와 이라크 파병반대를 외치며 병역거부를 했다. 2000년대 병역거부자들의 선언문에는 “전쟁반대”, “파병반대”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다시 우리는 전쟁의 또 다른 이름인 파병에 반대한다. 정부가 말하는 ‘군사적 기여’는 전쟁 참여를 가리는 해괴한 말이다. 우리가 기여해야 할 이름은 평화이다. 정부가 파병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여론을 살피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정부는 파병을 준비하는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 국회는 정부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파병반대를 먼저 선언하라.

 

2026년 9월 15일 병역거부자 36인 일동

강수영, 고동주, 공현, 김경묵, 김민형, 김장승혁, 김형수, 김훈태, 나동혁, 날맹, 농어, 두한균, 박상욱, 박정경수, 박정훈, 백승덕, 송인욱, 안지환, 엄문희, 염창근, 오경택, 오정록, 우공, 윤슬, 이상, 이승규, 이용석, 이원표, 이조은, 조아해, 시우, 최건희, 최성희, 최의건, 최혜성, 타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