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일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군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9일, 한성숙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관련해서는 어떤 사안도 아직 결정된 부분들이 없다”며 어떻게 국제사회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것인지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연일 익명의 관계자의 입을 빌어 언론에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기여를 언급하며 파병에 대한 여론을 살피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노무현 정권을 비롯한 지난 정부가 침략 전쟁에 어떤 형태로든 참전할 경우 늘 시민들의 거센 저항을 마주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난 2월, 미국의 침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은 미국의 동맹국들조차 외면하고 있는 명분 없는 명백한 침략 전쟁이다. 한국군 파병은 헌법 제5조 제1항 ‘침략전쟁 부인 및 국제평화주의’ 조항에 어긋나며, 정부가 내세운 파병 검토 명분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해’ 또한 변명일 뿐이다. 애초에 호르무즈 해협의 항로를 방해한 주 원인은 미국의 공습이며, 파병을 비롯한 군사적 해법으로는 우리 선박을 포함한 모든 자유 항해를 이룰 수 없다. 외교, 원유 수출 등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 국회에서 파병이 비준될 경우 이재명 정부는 전쟁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큰 목소리를 감당해야할 것이다.

알려졌다시피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한국군 파병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담았다. 과거의 역사를 되풀이할 속셈인지 이재명 정부에 묻고싶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 당시 한국 정부에 전투병 파병을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전적으로 따를 수 없었던 이유도 시민들의 거센 반전 운동 때문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쟁없는세상은 한국군이 침략 전쟁의 도구로 쓰이는 것을, 한국 정부가 침략 전쟁에 참전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침략 전쟁에 참여하지 않기 위해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는 군인, 병역거부자와 함께 할 것이다. 나아가 모든 전쟁은 부당하며 막대한 파괴와 죽음을 야기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많은 시민들이 파병 검토에 우려를 표하며 한국 정부가 침략 전쟁에 휘말려 평화를 해치지 않기를 원한다.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부당한 파병 요청을 즉각 거절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9월 10일 전쟁없는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