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찾아왔고, 제가 여기 들어온지도 이제 5주차를 향해갑니다. 운동도, 접견도, 편지도 없는 감옥에서의 명절은 밖에서만큼 흥겹지는 않네요. 그래도 밖에 계신 모든 분들의 희망찬 새해를 기원합니다.
저는 여기서 건강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꾸준히 운동도 하고 있고, 아침에 눈도 잘 떠지는 것이, 어쩌면 체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같이 지내는 사람들도 다들 모난 곳 없이 서로 배려하며 지내시는 분들이라, 생각보다 훨씬 편안합니다. 몇 가지 독특한 감옥 안에서의 문화, 생활양식이 있다는 걸 다들 들어보셨을 거 같습니다. 하나하나 밖에서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일 수 있지만, 막상 들어와서 겪어보니 좁은 공간에서 마찰 없이 살아가려는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임기응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것 없이는 정말 야생과도 같을 거 같아요. 여기 역시도 사람 사는 곳이고, 사회라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다만 어쩔 수 없는 교도관들의 하대나, 일상적인 무시, 행정편의적으로만 돌아가는 교정에는 순응을 해야할 거 같습니다. 하나하나 싸우기엔 너무 거대하고, 그것까지 감당하기엔 너무 버겁습니다. 그저 죄송하지 않아도 죄송해하며, 어서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그렇게 조금은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어쩔 수 없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부끄러움은 없이 살아나가야겠죠.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좁은 방, 좁은 운동공간에서만 지내다보니 계절의 변화가 체감되지는 않습니다. 물 온도는 여전히 차갑고, 밤새 들어오는 바람 역시도 여전히 차갑습니다. 처음 들어왔을 대는 멀리는 남한산성이 보이고, 길 건너로는 성남비행장이 보이는, 일종의 펜트하우스였는데, 그래서 아침마다 일출 감상을 누리고 살았는데, 지금은 방을 옮겨 그것조차 사라지니, 봄이 오는 것을 아직은 못
느끼겠습니다.
거창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할 수 있는 공부도 해나가고, 운동도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나이가 있는 만큼 시간이 소중하긴 하지만 너무 조급해 하진 않으며 작은 일부터 하려고 해요. 책 읽으며 문장을 다듬고, 외국어 공부를 하고, 운동만 꾸준히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하나 고민입니다. 당장 병무청 고발건이 하나 더 있는 상황에서, 그것이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고, 기결수로 언제 올라가야 하나 역시도 함께 고민입니다. 그 뒤로는 교도소에 갈지, 구치소에 남아있을지도 여전히 고민이고요. 너른 하늘과 그나마 다양한 문화시설을 누리기엔 교도소가 더 나을 거 같은데, 이곳의 지리적 이점이 크기 때문에 열심히 저울질 중입니다. 현명한 의견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지루한 명절에 편지라도 적으면 시간이 흐르지 않을까 하는 이기심에, 악필에도 불구하고 소식을 전합니다. 지금까지 분에 넘치는 응원을 받아, 아직 힘이 넘치는 상태입니다. 부끄럽지만 변치 않는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새해 다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저 역시도 응원하겠습니다.
2026.2.17 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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