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2일, 20대 총선을 한달 여 앞두고 인권단체들이 인권올리고 가이드를 발표하며 “인권 올리고, 차별 내리고”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인권올리고 가이드에는 선거로만 모아지지 않는 밀려나고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들, 선거가 하지 않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엮어낸 이 이야기들이 모여 선거가 끝이 아닌 시작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4.13총선 인권올리고가이드 발표 기자회견 “인권 올리고, 차별 내리고”>
- 일시: 3월 22일(화) 오전 11시
- 장소: 광화문광장
- 내용 : 인권올리고가이드 취지 및 내용 소개, 총선시민네트워크, 민주노총 등의 연대 발언
[기자회견문] 우리는 인권을 기초로 한 정치를 바란다
거리에 온통 현수막이 나부끼기 시작했습니다. 선거가 다가오고 있나봅니다. 열아홉 번의 새로운 국회가 구성되는 동안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우리의 삶을 지금보다 나아지게 해주겠다고 수없이 약속했던 것 같은데 어째 점점 더 팍팍해져만 갑니다. 4월 13일에 있을 총선으로 구성될 스무 번째 국회는 조금 다를까요? 기대와 희망이 품어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 선거와 정치, 그것이 우리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약속을 하게 했습니다.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밝혀내겠다고,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낡은 것들을 고치고 부수고 새로 짓겠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이 약속들을 지키기 위해서 지난 2년간 했던 수많은 활동들이 존엄한 삶을 지속하게 하는 진짜 정치의 모습은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인이 대신 해주겠다 약속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들어가겠다 약속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거로 뽑힌 자들이 하는 정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행하는 더 큰 정치의 한 부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퇴색된 정치의 의미와 언어를 우리의 것으로 다시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요? 잘못된 것을 바꾸고, 책임져야할 사람들이 책임지게 하는 힘은 우리에게 있어야 합니다. 다시 세우는 정치가 가지는 힘은 그 전과는 다를 것입니다. 그 때의 정치는 인간을 사람답게 하는 것, 존엄함을 가진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인권을 기초로 해야 합니다.
인권을 기초로 한 정치의 물꼬를 트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4.13 총선 인권 올리고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선거로만 모아지지 않는 밀려나고 사라져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들, 선거가 하지 않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인권운동이 가진 고민을 인권올리고 가이드를 통해 말합니다. 그 이야기들이 모여 선거가 끝이 아닌 시작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2016년 3월 22일
4.13 총선 인권올리고 가이드를 함께 만든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