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을 맞이하여 자전거 행진을 했습니다. 행진을 출발하기 전, 헌법재판소 앞에서는 간략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헌법재판소 앞 기자회견은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했습니다.
- 헌법재판소 위헌법률 신청의 의의와 진행 상황-박주민 변호사(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양심적 병역거부 위헌법률심판 사건 법률대리인)
- 병역거부 당사자의 시선-강길모(병역거부자, 2015년 8월 14일 출소)
- 병역거부 관련 여론조사 결과 발표 및 국제적인 인권 기준으로서 병역거부와 대체복무-변정필(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전략캠페인팀 팀장)
-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소개와 한국 병역거부자들의 현황-덴마(전쟁없는세상 운영위원)
행진은 헌법재판소에서 출발해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끝났습니다. 따뜻한 봄날 눈부신 햇빛을 받으며 40여 대의 자전거가 서울 시내를 질주했습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청년좌파와 KAC(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의 이야기를 듣으면서 행진을 마무리했습니다.
[발언전문]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소개와 한국 병역거부자들의 현황
안녕하세요. 전쟁없는세상 덴마입니다.
전쟁없는세상은 “모든 전쟁은 인간성을 파괴하는 범죄”라는 신념을 공유하고 있는 평화주의, 반군사주의자들의 네트워크입니다. 2003년 구성되어 전쟁에 저항하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전쟁없는세상은 모든 종류의 전쟁과 일체의 전쟁준비행위에 참여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군인이 된다는 것은 국가의 명령에 따라 언제든 ‘적’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을 죽일 수 있도록 살상훈련에 참여하고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어떠한 미사여구로 포장한다 해도, 군인이 된다는 것은 결국 국가적 폭력체계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국가폭력을 정당화하고 가능케 하는 우리 사회 속 군사주의와 국가주의에 대한 저항 운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전쟁없는세상은 병역거부캠페인을 통해 한국 내 병역거부권 실현, 병역거부 상담과 수감자 지원 등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폭력프로그램과 무기감시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5월 15일은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이 정한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입니다. 오늘과 내일, 한국을 포함하여 영국, 독일, 터키, 베네수엘라 등 전세계 곳곳에서 세계병역거부자의 날 행사를 진행합니다. 세계병역거부자의 날은 군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전쟁과 군사주의를 거부하는 사람들의 날로, 한국에서는 2003년부터 꾸준히 이 날을 기념해 행동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현황을 간단히 알려드리겠습니다. 2016년 4월 말 기준, 한국에는 최소 540명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로 수감되어 있습니다. 1950년 이후 지금까지 병역거부로 수감된 사람의 수는 최소 18,700명에 달합니다. 2000년 이후 매년 수백 명이 병역거부를 이유로 감옥에 가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전쟁을 지속하는 사회구조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직간접적으로 군사문화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쟁을 준비하는 일체의 행위에 저항하고자 하는 우리 모두는 병역거부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없는세상은 한국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살상을 거부할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