쵱혱영(강정친구들 사무국장, 강정 연산호 조사팀원)
전쟁없는세상 주:
4월 22일은 지구의 날입니다. 지구의 날을 맞아 군사주의가 지구 환경과 생태계에 끼친 영향을 이야기하는 글을 기획했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제주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어떤 생태적 변화가 있었을까요? 강정 지킴이로 벌써 6년째 강정마을에 살고 있는 쵱혱영 님이 글을 써주셨습니다.
강정에서 주민으로 사는 날들이 점점 늘어난다. 처음 강정에 왔을 때도, 지금도 할 일이 참 많다. ‘아무 것도 되지 않고 무엇이든 하는 상태’의 지속이다. 기지가 완공 되고 난 이후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SNS로 강정 소식을 알리고, 아침과 낮엔 백배와 인간띠잇기를 하며 강정댄스를 추고, 사람들이 오면 마을안내도 하고, 카약을 타고 불법 공사하는 장면을 찍고, 군함 입출항을 감시하고 해양 쓰레기, 오폐수, 소음 관련 민원을 넣는다. 고착 상황에서 온몸으로 용역과 경찰과 부딪히는 일은 없어졌지만, 이제는 해군기지와 해군들과 마주하고 살아가고 있다. 또 연산호 모니터링을 위한 다이빙도 하고 있는데 ‘2018 지구의 날’을 맞아 군사기지와 이웃하며 사는 것은 무엇인가, 군사기지가 영향 미치는 생태와 환경, 강정 연산호 모니터링 내용과 해군기지 준공 이후 기지 감시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대한민국 해군, 바다의 수호자가 아닌 환경 파괴자
제주해군기지가 완공된 지난 2016년, 해군이 남몰래 연산호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해군은 연산호 복원을 하겠다며 테트라포트 12기를 몰래 투입했지만 2018년 3월, 문화재청에서 요구한 사후영향환경평가로 기지에 다녀온 감시단에 따르면 단 하나도 착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류의 흐름을 막고 오염물질을 만들어 내는 해군기지에 대한 관리 없이 연산호 군락지를 복원하는 불가능 하다고 본다. 해군 스스로 ‘연산호 군락지의 훼손’을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가 착수된 2011년부터 연산호 모니터링 결과보고서를 제출하였지만, 단 한 번도 기지 건설로 인한 연산호 군락지의 훼손을 인정하지 않았다. 문화재청 역시,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조건에 따라 해군에서 2011년부터 연산호 군락지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 생육 실태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2015년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 있다. 2012년과 2014년, 연산호의 종 다양성과 피복도 감소는 해군에 따르면, 기지 건설이 아니라 ‘태풍’ 때문이었다.
그러나 제주연산호TFT가 입수한 보고서 ‘제주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주변 천연보호구역 연산호 생태 사후조사’(해군본부, 2015년 10월)는 제주해군기지 공사로 인한 연산호 훼손을 최초로 밝히고 있다. 위 보고서는 문화재청이 2014년 6월 해군 측에 요구해 진행한 용역사업으로,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조사 내용을 담고 있다. 성균관대 조사팀은 “해군기지와 가장 인접한 강정등대는 세 개의 지역(강정등대, 기차바위, 범섬) 중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환경영향을 받은 지역으로 나타남. 50% 이상의 지표생물군에서 상대적인 감소가 발생했으며, 특히 최우점종인 분홍바다맨드라미의 상대적 감소가 두드러짐. 주요해조종인 감태 역시 타 지역에 비해 (문섬 대비) 높은 감소량을 나타”(171쪽)낸다고 결론에서 밝히고 있다.

강정 바다 연산호의 생태 변화를 조사 중인 강정 연산호팀 하쿠와 혱영
제주해군기지의 해상 공사가 본격화된 것은 2012년 여름부터다. 해군은 2012년 상반기에 구럼비 발파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고, 연이어 케이슨공법에 따른 방파제 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된 저감방안을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았는데, 오탁방지막이 설치되지 않거나 훼손된 상태에서 준설작업을 실시하였고, 사석 투하 시 폴 파이프(Fall pipe)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사석은 세척하지 않았다. 케이슨 속 채움 시 토사가 외부로 확산되었다. 부실과 불법 공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졌고 행정관청의 관리감독은 무용지물이었다. 이 과정에서 서방파제와 남방파제의 케이슨이 강정 앞바다의 조류를 차단하거나 흐름을 바꾸고 있었다. 멈춘 조류와 공사 중 발생한 퇴적물이 연산호 군락 위로 서서히 가라앉았다. 설상가상으로 2012년 8월에는 15호 태풍 ‘볼라벤’과 14호 태풍 ‘덴빈’이 불어 닥치면서 8,800톤 무게의 케이슨 7기가 파손되었고, 2014년 7월에는 태풍 ‘너구리’로 인해 제주해군기지 남방파제 끝부분의 케이슨 3기가 자리를 이탈하거나 훼손되었다. 50년 빈도의 태풍을 견디도록 설계되었다는 제주해군기지의 방파제는 2012년 태풍 볼라벤에 비해 1/2에도 못 미치는 순간 최대풍속 19.5m/sec의 B급 태풍 너구리에도 엿가락처럼 훼손되었다.
사전환경성검토 당시, 대한민국 해군은 제주 남단 연산호 군락의 존재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특히 강정 앞바다의 연산호는 ‘군락’으로 존재하지 않는 단일 개체로 설명했다. 해군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연이어 발표한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사업 사후환경영향조사결과’에서 일관되게 ‘연산호 군락, 이상 없음’, ‘기지 건설로 인한 영향 없음’으로 기술했다.
문화재청이 2014년에 요구한 조사에 대한 해군의 보고서를 해군은 공개를 계속 미루다가 끈질긴 정보공개청구요구로 인해 2016년에 공유 됐고 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2017년 2월에 할 수 있었다. 환경부와 문화재청의 보호종 관리를 위해 해군의 연산호 복원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마을 주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연산호 보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강정은 이런 곳이에요
물이 좋아 ‘일(一, 최고, 제일)강정’이라 불리며 논농사도 지었다는 강정마을은 물강(江)에 물정(汀)의 한자를 사용한다. 강정천과 바다가 만나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가고, 강정천 상류 냇길이소는 서귀포 시민들의 식수원이기도 하다. 해군기지가 건설된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바위 일대와 그 앞바다는 ‘붉은발 말똥게’, ‘제주 새뱅이’, ‘기수갈고동’ 등 정부지정 멸종위기종들과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이 적색목록으로 분류한 ‘남방돌고래’와 ‘맹꽁이’의 주요서식지였다. 또한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이자 해양보호구역이며, 서귀포도립해양공원에 포함된 지역 등 5개 이상의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건설을 위해 편법으로 절대보전지역 지정을 해제하여 공사를 진행했다.

강정 바당 구럼비 바위 일대, 2011년도
‘연산호(Soft Coral)’란 부드러운 겉표면과 유연한 줄기구조를 갖춘 산호를 통틀어 말한다. 환경부, 문화재청, CITES(멸종위기야생생물의국제간거래에관한협약)에 의해 멸종위기야생생물, 천연기념물, 국제적 법적 보호종으로 관리되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 이곳 15-25미터 바다 속에는 기상천외한 ‘산호 정원(Coral Garden)’이 있다. 범섬 북서쪽 외곽에 위치한 ‘산호정원’은 단일 면적으로 볼 때, 한국의 연산호 군락지 중에서 으뜸이며 전세계 다이버들의 유명 명소이기도 하다. ‘분홍바다맨드라미’와 ‘큰수지맨드라미’는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을 대표하는 종이다. 연산호 군락은 각종 어패류 등의 은신처, 산란장, 먹이활동의 터전으로서 그 중요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제주 바당의 터주대감인 ‘남방큰돌고래’ 역시 제주해군기지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한국에서는 제주연안에만 100여 마리 서식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임에도 정부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남방큰돌고래를 누락시키고 제대로 된 보호대책도 마련하지 않은채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했다. 연산호 군락이 밀집해 있었고, 강정천에서 흐르는 민물이 바닷물과 만나는 강정 앞바다는 돌고래들의 먹이가 풍부했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로 인해 인근 해역에서 연산호 군락 폐사하고 이로 인해 어류가 감소하고 돌고래들의 먹이가 사라져버렸다. 또한 해상공사에 따른 소음과 오탁방지막 등 해상시설이 돌고래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해군기지건설 공사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해군기지 공사 완공 후 이곳에 수시로 입출항 하는 구축함과 잠수함 등 온간 전함들 또한 돌고래들에게 큰 위험요소이다. 특히 해군함정은 고출력 소나(수중 음파탐지기)를 이용하는데, 이것이 돌고래들의 청력을 훼손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은밀하게 접근하는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해 해군기지 주변에는 전함들이 항상 고출력 소나를 쏜다. 그것이 마치 소음그물을 형성하는데, 특히 수중에서 소리의 이동거리는 매우 길고, 그 위력은 갑절이 된다. 해군 함정은 음파, 저주파, 중주파, 고주파, 탄성파 등 갖가지 파장을 사용해 작전을 벌이는데, 이 때문에 해마다 많은 고래들이 죽거나 좌초(스트랜딩)하게 된다. 미국 해군의 자체 조사결과에 의하면 매년 25만 마리의 고래류가 해군훈련 때문에 청력의 영구손상을 입거나 폐사한다고 한다. 그리고 해군의 해상 훈련이 늘어나면 연간 약 1백만 마리의 고래류가 청력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미 해군은 추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런 영향이 아직까지 조사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을 뿐인데, 실제로 동해안과 서해안 그리고 제주 해안과 남해안 모두에 고래류들이 연중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해군 훈련은 고래류를 비롯해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커다란 요인이 된다.1)
강정 연산호 생존 기록
제주연산호 TFT팀은 강정마을회, 제주범대위, 전국대책위, 강정지킴이들이 함께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다. 해상 공사가 시작된 2012년을 기준으로 연산호 군락의 전후 자료를 비교하기로 했다. 조사 대상지는 ‘강정등대’와 ‘서건도 일대’로 정했는데 이곳은 해상공사의 직접 영향권에 해당하는 곳으로 연산호 변화상을 가장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강정등대’는 제주해군기지 서방파제와 불과 1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으로 서귀포시가 2008년에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검붉은수지맨드라미’, ‘연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같은 9종의 멸종위기종이 관찰됐다. 그러나 변화는 급격했고, 죽음의 전조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었다. 제주 남단 연산호 군락의 최대 우점종인 ‘분홍바다맨드라미’ 군락은 강정등대에서 사라졌다. 천연기념물 ‘긴가지 해송’은 가지만 앙상하게 남았고 멸종위기종 ‘둔한진총산호’는 각종 퇴적물이 쌓여 앙상하게 뼈대만 남겨졌다. ‘큰수지맨드라미’는 폴립을 오므리고 먹이활동을 하지 않는다. 강정등대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였던 수중동굴 주변의 연산호 군락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은 제주해군기지 동방파제에서 동쪽으로 500미터 떨어진 서건도에서도 그대로 확인되었다.2)
해군기지 준공 이후, 강정에서 생긴 일3)
해군기지 준공 후 1년 만에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스테뎀(USS Stethem DDG-63)이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 했다. 미 군함의 입항은 하루 전 24일 오후에 해군 브리핑으로 전해졌다. 제주도는 이 일에 관해 어떠한 견해도 내놓지 않았다. 10월에 미 태평양 7함대 소속 이지스 구축함 머스틴(USS Mustin. DDG-89)이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이유로 입항한 것을 포함해 2017년 봄부터 가을까지 8개월 동안 10건의 외국 군함 입항이 있었다.
배가 들어오면 기지 안으로 분뇨차와 쓰레기차가 줄지어 들어간다. 검역 절차도 거치지 않은 오물이 마을을 통해 제주로 반입되었다. 관할 관청은 외국 군함 입항 사실조차 몰랐다는 답변을 냈다. 군함과 함께 들어온 군인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시내 등지로 나갔다. 외국 군함이 들어올 때마다 반복되는 오물 투척과 내용을 알 수 없는 물질의 반입으로 마을은 배가 나갈 때까지 비상사태가 된다.

캐나다 군함이 들어왔을 때 나온 쓰레기들
그리고 2017년 11월 22일, 미군의 핵 추진 잠수함5) 미시시피(SSN-782)가 입항했다.6) 제주에 결국 핵 문제가 열리고 말았다. 핵 문제는 여러 층위의 군사기지 문제에서 피해가 가장 광범위한 사안으로 제주 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당사자로서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여기서 ‘답’이란 공동의 대응 행동을 구체화한다는 것이다. 직시했던 바와 같이 해군기지 문제는 강정만의 일이 아니었다.
강정 평화활동가들이 잠수함 입항을 발견하고 언론과 SNS 등에 알린 후에야 해군이 미 핵 잠수함 입항 사실을 밝힌 점, 잠수함에서 나온 액체류 반출에 관해 제주도와 해양경찰 등 어떤 기관도 권한이 없다고 밝힌 점 등은 향후 제주도에 불거질 핵 문제의 어려움을 가늠케 한다.
핵 잠수함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의 유출은 광범위한 지역의 해양사고로 연결된다. 피해는 치명적이다. 핵 잠수함이나 항공모함 등 핵 연료체 선박의 위험성은 지상의 핵 발전소와 비교할 수 없는 악조건이다.7) 미 해군은 이미 2008년 일본의 사세보항에서 핵잠수함으로부터 방사능을 유출한 적이 있고 충격적인 것은 방사능이 유출되는 상태에서 사세보, 요코스카, 오키나와를 기항했다는 점이다. 핵은 보이지도 냄새가 나지도 않은 물질이기에 군대라는 폐쇄적인 조직의 특성상 사고가 난다고 해도 은폐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해군은 물론 관할 행정인 서귀포시와 제주도는 핵 추진 함정의 입출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물과 폐수에 관한 것뿐 아니라 혹시 모를 방사능 물질 배출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잃었지만 잃지 않은 것
해군기지가 완공되고 난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마을에서 데모해요?”, “해군기지 다 지어졌으니 끝난거 아니에요?” 물었다. 연산호 조사를 위해 바다에 들어갈 때 마다 ‘비전문가’인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된다. 이미 훼손된 연산호를 촬영하고 자료들을 모으고, 시민들에게 강정 바당 연산호 비포&에프터를 알리는 일은 때론 소용없어 보인다. 사라진 연산호를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지금 강정 바당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척척 잘 대답하고 싶어진다. 해양 전문가들은 다 뭐하나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허나 꾸준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는 사실로도 위안이 될 때가 있다. 해군은 ‘친환경 공사’로 해군기지를 지었다고 홍보하며 ‘연산호 군락에 이상 없음’이라고 말할 때 군대는 시민들을 속이며 얼마나 기만적으로 기지를 운영하는지 고발할 수 있었다.
제주해군기지는 강정마을과 밀접하게 위치해 있다. 아침과 저녁으로 틀어지는 군가는 마을 곳곳을 휘젓고, 수시로 들리는 군함의 뱃고동 소리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미군들은 제주해군기지를 자기네 집처럼 이용하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항의와 피켓팅에 실소를 머금은 채 제주를 활보한다. 제주도정은 미핵잠수함을 비롯한 외국 군함의 입출항에 대한 정보를 도민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군함에서 내려진 수많은 쓰레기와 오폐수는 제주도에서 처리된다.
봄이 오면 은어떼가 산란하러 올라오는 강정천은 언젠가부터 탁함 정도가 심해지고 물의 수위는 점점 줄고 있다. 해군기지 공사로 구럼비 바위를 잃고, 제주의 물과 땅,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존하기 위해, 주어진 일상을 꾸준하게 보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군사주의가 마을에, 그리고 마음에 침범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우리는 감시한다. 손톱 밑 가시처럼 해군들에게 거슬리는 존재로 존재한다. 올해 4월 29일이면 강정은 해군기지반대투쟁 4000일을 맞는다. ‘구럼비는 잃었지만, 잊은 것은 아닙니다’는 제목으로 기억문화제를 진행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포기 하지 않고 꾸준하게 한다는 것이 희망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원주민 낸시 우드의 ‘대지’라는 시로 글을 마무리 하려 한다.
아이들아, 이 세상에 영원한 건 대지밖에 없단다.
사람이 사는게 무엇인지
간절한 소원이 왜 이루어지지 않는지
아직 잘 모르는 너희가
우울한 마음으로 말을 걸 때면
대지는 언제나 다정하게 대답해 주었지.
겨울 다음에 봄이 오고
죽음 다음에 생명이 온다는 걸
내가 잊어버릴 때마다
대지는 우뚝 일어서
환히 웃으며 일러 주었지.
아이들아, 이 세상에 영원한 건 대지밖에 없단다.
각주
- 핫핑크 돌핀스, <제주해군기지로 인한 해양생태계파괴> 중에서.
- 제주연산호 TFT, <강정 앞바다, 연산호 훼손 실태보고서> 중에서. * 보고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연락 주시면 우편으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문의 : 강정친구들 070-4129-6179) PDF파일은 녹색연합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 엄문희, <2018제주비핵화심포지엄 자료집> 중에서
- 캐나다 군함에서 쓰레기 분제를 적발했을 당시 제주의 소리 기사에 의하면 해군은 “쓰레기는 캐나다 해군이 직접 우리나라 업체와 계약을 맺고, 비용을 내 처리했다. 우리 해군도 외국에 나가면 같은 방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한다. 우리 군 기지에 방문했더라도, 쓰레기 배출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 핵무기를 실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추진 동력이 핵에너지인 잠수함이나 항공모함을 가리킨다.
- 배수량 7800톤, 길이 115m, 폭 10.3m 규모의 미시시피함은 최대속력 25노트에 승조원은 150여명 된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MK48 어뢰 등이 장착됐다.
- 변우성 외, 잠수함 항해 안전사고 예방에 관한 연구, 한국항해항만학회 2007 춘계공동학술대회논문집(제2권),2007,p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