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베트남 파병 50주년 행사
베트남전쟁, 다양한 경계넘기
전쟁의 정치의 한 핵심은 경계선에 있다. 경계선을 넘으면서 전쟁은 시작되고 경계선을 다시 설정하면서 전쟁은 끝난다. 또한 전쟁을 위한 동원은 사회 내부에 존재하는 기존의 경계선들을 유동화시켜 사회를 재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총력전 체제에 관한 논의에서 볼 수 있듯이 전쟁은 통합의 중요한 기제이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전쟁은 목숨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국가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한 거부는 양심적 병영거부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 탈영이라는 모습을 띠기도 한다. 실제로 베트남전쟁 때 적지 않은 미군들이 주로 경유지인 일본에서 탈영을 했으며 일본에는 그들을 지원하는 지하조직도 존재했다. 올해 파병 50주년을 맞이한 한국의 경우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에서 직접 탈영한 사실이 확인 되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지만, 제주도 출신으로 탈영해서 일본으로 밀항한 그의 모습은 베트남전쟁과 4.3의 경험을 연결시켜줌으로써 국가폭력으로서의 전쟁의 문제를 드러낸다.
베트남 파병 50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생각해보고 싶은 전쟁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경계 넘기이다. 전쟁은 아군과 적군이라는 범주가 고정적으로 존재한다고 믿게 만들려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으며, 무엇보다 그런 구도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우리의 상상력은 전쟁에서 해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베트남, 한국, 일본 등등의 경계선 자체가 전쟁의 일부라면, 우리는 그러한 경계선 자체를 문제 삼아야 되는 것이다.
이에 <역사문제연구소>는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전쟁없는세상>과 공동으로 영화 상영 및 그 영화를 소재로 한 포럼, 강연회, 학술회의 등을 준비했다.
영화와 포럼
탈영과 ‘국경’을 둘러싼 역사의 현현
9/20(토) 오후 2시, 서울아트시네마
영화 : 돌아온 술주정뱅이 (오시마 나기사 감독, 1968)
포럼
발언 : 권혁태(성공회대), 이영재(영화평론가)
사회 : 후지이 다케시(역사문제연구소)
강연
전쟁거부를 가능케 한 사람들
9/25(목) 오후7시, 역사문제연구소 강당
세키야 시게루(전 JATEC 활동가)
학술회의
베트남전과 아시아의 상상력
9/27(토) 오후 2시, 역사문제연구소 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