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병역거부 두 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첫 모임(5월 3일)에서는 서로 인사를 나누고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면 두 번째 모임부터는 본격적인 내용을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예비병역거부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게 바로 감옥생활이었습니다. 원래 사람이란 자기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 두려워하기 마련이죠. TV드라마나 영화에서 간간히 감옥 장면이 등장하지만, 현실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게다가 병역거부자로 감옥에 가는 일은 대중문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병역거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감옥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 대중문화 속 감옥의 재현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오히려 영화 하나 잘못 봤다가는 감옥에 대해 단단히 오해할 수도 있고요. (<7번 방의 선물> 같은 영화를 보고 감옥을 짐작하면 절대 안 됩니다.)

 

사실 병역거부자들이 겪은 감옥도 결국 각자의 감옥입니다. 감옥마다, 감옥에 간 시기마다, 교도소장이 누구냐에 따라, 함께 방을 쓰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병역거부자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감옥 경험은 다 다릅니다. 좋다, 나쁘다 딱 잘라서 이야기할 수 없는 좀 더 복잡한 문제죠. 감옥에 사람 사는 공간인데, 삶이란게 원래 단순하게 규정될 수 있는 게 아니니 어쩌면 당연한 겁니다.

 

감옥 이야기는 병역거부자들이 들려줬는데요, 구체적인 이야기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감옥 생활 전반에 대한 소개: 강길모(병역거부자, 작년 8월 출소)
  • 감옥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어떤 고민과 선택을 했는지 경험담 나누기: 겸(병역거부자, 올해 3월 출소)
  • 감옥에서 부당한 일을 겪었을 때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제도 소개: 길수(병역거부자, 2013년 4월 출소)

 

예비병역거부자 분들이 열 명 남짓 왔습니다. 이미 입영날짜가 지나서 재판을 기다리는 분들부터 영장이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분들까지, 아주 다양한 분들이 모였습니다. 모두가 자기 문제인만큼 아주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했습니다.

 

예비병역거부자 모임은 앞으로 두 차례 정도 공식적인 모임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물론 필요에 따라 더 연장할 수도 있고 공식적인 프로그램이 따로 없이 모여서 수다 떨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다음 모임은 6월 18일 3시(장소 인권재단 사람)입니다. 다음 모임에서는 병역거부란 과연 무엇이고, 내 병역거부가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병역거부를 고민하거나 준비 중인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