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전쟁없는세상 운영위원, 비폭력 트레이너)

 

 

참여연대 느티나무아카데미에 오만불손한 강사가 나타났다! 전쟁없는세상에서 왔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례했던 이 강사는, 쭈뼛쭈뼛 나타난 이태호 정책위원장을 가운데에 떡하니 앉히더니 ‘우리 가족 모두가 너무나 존경하는 분, 영광’이라며 치켜세웠다. 반면 수강자들에게는 ‘차렷 경례’를 강요하고, ‘칠판을 지워달라’ ‘물을 가져와라’는 등 강사로서의 권력을 마음껏 휘둘렀다. 이를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했지만, 강사의 권력을 인정하며 순순히 그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분즈음 지났을까. 강사는 돌연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더 이상은 못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최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인가.

사실, 귀여운 눈매가 사랑스러운(???) 이 무례한 강사는 남에게 해코지도 못하는 전쟁없는세상 비폭력트레이너다. 너무나 익숙하게 부당한 권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각자의 모습을 발견해 보기 위한 트레이닝의 도입부로써 ‘몰카’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한 것이다. 어떤 사람은 강의의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자처해서 노동력을 제공했고, 어떤 사람은 차렷 경례 같은 학교이자 군대같은 인사가 익숙했으며, 어떤 사람은 ‘강사라면 물심부름을 시킬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의식적 혹은 잠재적으로 어쩌면 결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 강사의 권력을 만들어준 셈이다.

모든 사람은 ‘권력(힘)’을 가지고 있다. 만약 당신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복종(권력 인정)을 철회하고 불복종을 선택하고 있다면, 자신이 가진 힘(권력)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의 권력은 다른 이들의 복종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것이지, 저절로 ‘권력’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부정의한 권력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권력의 속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너무나도 견고해 보여서 결코 무너질 것처럼 보이지 않는 권력의 구조를 약화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떠한 방식으로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을까? 전쟁없는세상의 비폭력프로그램은 이 논의가 효과적으로 진행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툴을 가지고 있는데, 이날 트레이닝에서는 권력축 분석을 진행했다. 역삼각형의 ‘권력’을 그린 이후, 이 역삼각형을 지탱하는 축들에 대해 논의하며 채워나가는 방식이다. 역삼각형 안에는 어떤 기관의 이름을 넣을 수도 있고, 부당한 가치관을 넣을 수도 있다. 이를 지탱하는 축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구성요소들을 적어볼 수 있다. 이후 무너뜨리고자 하는 축을 결정한 뒤, 축을 지지하고 있는 요소들을 어떻게 약화시킬 것인지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아이디어를 나누며 축을 하나씩 무너뜨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모든 권력의 축이 무너지지 않고 한 두 개만 무너지더라도 권력은 흔들린다는 점이다.

아무리 막강해보는 권력이라도 기둥 몇 개만 제거하면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권력축 분석' 툴

아무리 막강해보는 권력이라도 기둥 몇 개만 제거하면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권력축 분석’ 툴

이후 권력축 분석을 마친 이후엔 ‘우리편 찾기’ 툴을 이용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운동에 함께 할 수 있게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았다. ‘우리편 찾기’ 툴은 내 의견에 동의하고 내 편에 서서 함께 싸울 사람들인 ‘적극적 우리편’, 내 의견에 동의는 하지만 관련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인 ‘소극적 우리편’, 관망하는 ‘중립’, 내 의견에 동의하진 않으나 적극적으로 막아서지는 않는 ‘소극적 반대편’,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나를 막아서기까지 하는 ‘적극적 반대편’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게 해준다. 이 툴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사회운동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모두를 다 적극적 우리편으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각각의 세력을 왼쪽으로 한 칸씩만 이동시켜도 된다. 가령 적극적 반대편과 열심히 논쟁하며 이들이 바로 적극적 우리편이 되게 하려 하기보다는, 적극적 반대편이라면 소극적 반대편으로 만들고, 소극적 반대편이 중립이 될 수 있게, 중립이 소극적 우리편이 될수 있게, 그리고 소극적 우리편이 적극적 우리편이 될 수 있게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트레이닝에 참여한 분들은 박근혜 퇴진을 주제로 이 각각의 영역에 해당하는 집단들을 채워 넣어보고, 이들에게 어떻게 대응을 해볼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가령 생업에 바빠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지 못하는 ‘중립’의 사람들에겐, 이들을 직접 행동에 나서지는 않지만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소극적 우리편을 만들기 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편 찾기'는 각 그룹이나 세력이 우리와 맺고 있는 관계를 한눈에 파악하게 해준다. 각 세력이 왼쪽으로 한칸씩만 이동하게 하더라도 사회운동을 성공할 수 있다.

‘우리편 찾기’는 각 그룹이나 세력이 우리와 맺고 있는 관계를 한눈에 파악하게 해준다. 각 세력이 왼쪽으로 한칸씩만 이동하게 하더라도 사회운동을 성공할 수 있다.

그동안 진행해왔던 다른 트레이닝들과 이날의 트레이닝이 달랐던 점은, 다양한 곳에서 온 다른 사람들이 박근혜 퇴진이라는 분명한 공동의 문제의식과 목표를 가지고 즐겁게 다양한 분석틀을 활용하며 고민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열기가 뜨거운 트레이닝은 처음이었다. 트레이닝에 즐겁게 참여하던 한 분은 마지막에, 사회운동을 하는 우리 조직 안의 부당한 권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외부의 비민주적인 부당한 권력과 효과적으로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도 조직 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이다.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다행스럽게도 답변을 할 수 있었다. “전쟁없는세상 비폭력프로그램팀에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전쟁없는세상의 비폭력프로그램은 잘 훈련된 사회운동가들이 잘 설계된 캠페인을 펼칠 수 있도록, ‘민주적으로 함께 활동하기’를 포함하여, 캠페인 전략세우기, 세상을 바꾸는 힘 직접행동, 삶과 혁명:건설적 대안 만들기 등의 다양한 트레이닝을 제공하고 있다. 효과적으로 사회운동을 조직하고, 활동가들이 지치지 않고 즐겁게 활동하길 바란다면 전쟁없는세상으로 연락을 주면 좋겠다. 긴 상담을 통해 진짜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파악하고 맞춤형 트레이닝을 제공한다. 더 많은 단체들이 전쟁없는세상의 문을 두드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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