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낭콩(평택평화센터)
전쟁없는세상 주:
이 글은 전쟁없는세상이 평택평화센터와 진행한 온라인 진행 트레이닝 참가후기입니다. 이 트레이닝은 전쟁없는세상에서 발행한 가이드북 〈비대면 시대, 직접 해보고 깨달은 온라인 회의, 워크숍, 트레이닝 진행의 기술〉의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쟁없는세상 홈페이지에서 PDF 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비대면 시대, 코로나를 겪고 있는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코로나라는 재난은 여러 가지 일상의 변화를 가져왔다. 적응하기 힘들었던 마스크는 이제 한 몸처럼 적응이 되었으며, 온라인으로 대화하는 것을 넘어 교육하는 플랫폼은 줌, 구글 클래스룸, 블렌디드 러닝 등 다양화해지고 일반화되었다. 온라인 강좌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오히려 오프라인이 더 어색한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까, 개인적인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이야기 하고 숨소리를 들으면서 무엇인가를 나누는 것이 좋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었다
언제 어디서나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넘어 내가 지금 있는 곳에서 회의를 하고 강좌를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문제는 온라인의 대화는 일방적일 때가 많거나 화면창을 닫아 놓으면 같이 참여하는 사람의 얼굴도 못 보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시스템도 적응하기 어려운데 직접 만나면서 느끼는 공기의 흐름과 표정으로 읽히는 감정들을 읽을 수 없으니 세상사 적응이 어렵다는 신세 한탄이 먼저 나온다.
이런 신세 한탄하면서 온라인 세상에 적응하고 있을 때, 평택평화센터와 전쟁없는세상이 함께 온라인기술 강연을 기획한다고 해서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고자 겁도 없이 신청을 하게 되었다.
온라인 강의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시선
수업 신청을 하고 가장 먼저 느껴졌던 것은 강의를 기획했던 사람들의 배려였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회의나 강좌는 주소를 보내 주는 것으로 확인을 끝내는 것이 대다수다. 사전에 이 강의를 어떻게 듣는지, 환경을 묻는 전화가 온 것은 생소한 경험이었다. 온라인 자기소개를 작성해달라는 말도 있었는데, 온라인 자기소개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궁금했던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러 들어간 링크에서 난 먼저 작성한 사람들의 자기소개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고, 나와 다른 성향을 미약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온라인에서도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의 전환을 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복잡하기만한 온라인 세계! 떠들고, 모으고 방향을 모아나가는 다양한 형태의 기법들
온라인 수업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각자 편한 공간에서 편하게 임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않을까? 이번 강의도 집에서 고양이, 딸과 함께 강의를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편한 장점도 있지만 40대 중반의 나에게는 어렵고 낮선 용어의 등장과 다양한 기법들로 비춰진 강의는 조금은 어렵기도 했다. 그래도 열심히 따라가면서 신세계를 경험해본다. 그중 소모임 방을 만들고,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방식은 생소하지만 온라인에서도 워크숍을 충분히 구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기법이다. 운영자가 되어 보기도 하고, 또 소그룹별로 어색한 인사와 대화를 나눈 경험은 온라인 강좌를 바라보는 눈높이가 높아지기는 계기가 되었다. 페들렛(padlet.com), 멘티미터(mentimeter.com) 등 여전히 낯설고 어려운 용어들이지만 이런 도구들을 활용하고 나누면 오프라인에서 진행되지 못한 아쉬움들을 충분히 보완해 낼 수 있고, 어쩌면 더욱 풍부해 질 수 있는 과정도 될 수 있다고 생각되었다.
온/오프라인보다,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회의를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이 더 중요하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눈 마주치고 이야기 나누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이렇게 앞서서 연구하고 고민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온라인에서의 강좌도 풍성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강의 시간이었다.
어쩌면 앞으로도 한동안은 온라인에서 화면창을 끄거나 일방적으로 듣는 시간이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나의 온라인 강좌의 선입견은 깨졌고 어떤 공간에서든 사람들과 나누려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의 변화가 그렇게 무섭지만은 않다. 나에겐 이번 강좌는 조금은 느리게 적응해 가겠지만 낯선 용어들과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자리를 만들어 준 평화센터와 전쟁없는세상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