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세상 주: 세계여성의 날인 오늘, 호주에서 무기박람회에 저항하며 방해 액션을 벌인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랜드포스방해행동 (Disrupt Land Forces)활동가 젤다가 다양한 여성들의 무기박람회 저항이 어떻게 가부장제를 부수는지 설명합니다. 군사주의는 ‘보호 하는 사람’, ‘보호 받는 사람’의 위치와 역할을 견고히 하며 권력구조를 만듭니다. 이러한 구조 안에서 남성성, 남성다움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권력은 전쟁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표출되죠. 가부장제를 부수는 것과 군사주의에 저항하는 일이 같은 선상에 있게 되는 이유입니다.

랜드포스방해행동(Disrupt Land Forces)에서의 페미니스트 액션

젤다 그림소 (Zelda Grimshaw, Disrupt Land Forces)

번역: 뭉치 (전쟁없는세상)

“당신들은 이 썩어빠진 시스템의 케케묵고 악취나는 잔해일 뿐이야!” 나는 외쳤다. “죽음을 숭배하는 더러운 쓰레기들! 학살의 구덩이에 떠다니는 인간쓰레기! 땅에서 생명을 빨아들이는 부패한 기생충! 비열하고 타락한 대량살인의 계획가들!”

지난 2021년 6월 호주의 브리즈번에서 육군 무기박람회, 랜드포스 2021이 열렸다. 나는 무기박람회에 입장하는 전쟁수혜자들에게 직접 소리쳤다. 속이 후련해졌다. 랜드포스 2021의 셋째날과 마지막날, 랜드포스방해행동 (Disrupt Land Forces)은 ‘가부장제를 부수고 무지개를 펼치자’ 행동의 날을 조직하여 군사주의가 내포하는 강력한 여성혐오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크를 쥐고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치며 춤을 추는 것은 매우 즐거웠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온통 둘러쌓여 있었다. 퀴어, 논바이너리, 트랜스, 시스 친구들과 예술가, 노인, 어린이, 카니1), 펑크, 히피를 포함한 평화, 기후, 페미니스트 활동가들 말이다. 우리 중 몇몇은 난민이었고, 몇몇은 호주에서 태어났고, 또 몇몇은 선주민이었다. 우리 모두가 함께했다. 자유와 공감, 사랑이 넘치며 다채롭고 빛나는 미래를 함께 상상했다.

무기 상인들과 군인들, 정부 무역 담당관들이 우리의 바리케이트 앞에 놓인 “수치의 길”을 가로지를 때, 우리는 우리가 상상한 미래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바리케이트에서는 모든 연령, 모든 문화, 모든 성별이 대표되었고, 모두 무지개를 펼쳐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쟁광들을 향한 나의 말들은 맹렬했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에 대한 나의 사랑은 그보다도 훨씬 더 맹렬했다. 우리는 빗속에서 춤을 추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분노를 표출했다. 가장 견고하고 널리 퍼져 있는 억압, 가부장제를 향해서 말이다.

랜드포스방해행동은 여성들이 진행하는 교차적이며 탈중심적인 반군사주의 캠페인이다. 2020년 말에 시작된 이 캠페인은 직접행동과 모임, 웨비나 등으로 이루어졌으며,  2021년 6월 브리즈번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대규모의 군사박람회를 방해하는 7일 간의 ‘저항의 축제’로 막을 내렸다. 무기상인들을 방해하는 우리의 액션은 계획했던 날보다 하루 일찍인 5월 27일 갑작스레 시작되었다. 한 여성 청년이 컨벤션 센터 하역장의 대포에 자신의 몸을 결박했다. 그러자 다른 세 명이 뛰어 올라갔고, 몇 통의 전화 통화가 오고 간 이후 우리는 모두 전력을 다해 달렸다. 백 명 정도의 인원이 트럭과 탱크, 그리고 거리 전체를 점령했다. 그렇게 우리의 “저항의 축제”는 극적이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그 다음 일주일 동안 우리는 줌 (Zoom)을 통해 소통하며 워크샵을 진행했고, 웨스트파푸아 활동가들과 성스러운 불을 피웠으며, 무기공장 여러 곳을 봉쇄했다. 랜드포스2021이 진행되는 3일 내내 전쟁수혜자의 권력에 대해 많은 진실을 말하고 외쳤다. 우리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경찰들은 귀마개를 가져와야만 했다.

195433647_1376179219421075_9193137795779218468_n

난민, 정착민, 선주민 가족, 시스와 트랜스, 모든 연령과 문화를 아우르는 여성들은 랜드포스방해행동에서 많은 방법으로 가부장제에 함께 맞섰다. 여성들은 법률 브리핑을 진행하며, 관찰자 팀을 조직했다. 춤, 연극, 음악, 판화 워크숍과 비폭력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창의적인 방해행동 세션을 이끌었다. 여성들은 추모회, 댄스파티, 브라스밴드, 퍼포먼스, 디브리핑, 법률지원,  시위 물품, 이동식 주방, 행진, 시, 탱크 점령, 무용 시위, 냄비시위를 조직했다.

전쟁=해로운 남성성의 정점

호주 여성들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징병에 성공적으로 반대한 이후, 페미니스트들은 징병제와 군사화, 그리고 무기거래에 적극적으로 저항해왔다. 해로운 남성성과 성폭행, 여성혐오, 인종차별적 대상화는 군사제도의 핵심적인 가치들이며, 전쟁에서 정점을 찍는다. 무기와 폭력으로부터 남성성을 분리해낼 수 있을 때, 모든 인류는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여성에 대한 전쟁을 끝내자!

여성과 아동은 전쟁과 전쟁이 남기는 후유증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오늘날, 웨스트파푸아와 아마존, 필리핀, 미얀마, 쿠르디스탄, 팔레스타인, 예멘, 수단 등지에서 선주민을 향한 전쟁이 날로 격렬해지고 있다. 부유한 남성들이 무기거래를 통해 더 부유해지는 동안, 빈민, 선주민, 여성과 아동은 여러 방면으로 더욱 빈곤해지고, 박탈당하며, 피해를 입는다. 남자들로부터 “장난감”을 빼앗고, 여성들에 대한 전쟁을 끝내야 한다. 

우리는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면전에서 그들을 못살게 굴었다. 시니어 활동가인 매기 페스토리어스(Margie Pestorius)와 나는 랜드포스방해행동의 중심 기획자가 되어 2020년 9월 부터 2021년 6월까지 다섯 개의 주요 무기 기업의 사무실이나 공장을 봉쇄하는 사전액션을 조직하며 캠페인을 추진시켰다.  우리는 웨스트파푸아 사람들에게 겨누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무기를 수출하거나, 호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다섯 개의 기업에 집중했다. 보잉, 엘빗, 탈레스, 라인메탈, EOS 호주가 그 다섯 기업이다. 보잉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부유한 무기 회사로, 호주 정부에 가장 많은 무기를 공급해왔다. 보잉은 호주와 인도네시아에 공격용 헬리콥터와 “폭동 진압용” 항공기를 판매한다. 엘빗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전투 시험을 거친”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며, 조종사가 단지 보기만 해도 미사일을 ‘표적’에 맞출 수 있는 보잉사의 헬리콥터에 통합 헬멧을 공급하고 있다. 탈레스는 호주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900억 달러 어치의 잠수함을 제조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특수부대 코파서스에 전투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라인메탈은 인도네시아로 중전차와 총알, 미사일을 판매하는 한편, 퀸즐랜드에서는 (공공 예산을 사용하여) ‘군사 공화국’을 창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OS 호주는 인도네시아의 탈레스 차량 상단에 장착되는 원격 조종 무기 시스템 (RCWS)을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을 장착한 탱크의 조종수는 타격할 사람이나 건물을 쳐다볼 필요 조차 없다. EOS의 원격 조종 무기 시스템은 더욱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인을 할 수 있게 만든다. 보잉, 엘빗, 탈레스, 라인메탈, 그리고 EOS. 이 이름들을 기억하자. 우리에게는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가부장제를 부수는 것과 군수산업이 만드는 죽음의 기계를 해체하는 것은 거의 같은 과제다. 가부장제를 불평등의 근원으로 보든, 식민지화의 “꽃”으로 보든, 남성 우월주의는 모든 형태의 지배에 있어 근본적인 토대가 된다. 활동가로서 우리는 종종 특정한 권력의 표출, 예를 들어 열대우림 벌채, 화석연료 큰 손에 의해 변화하는 기후, 난민 구금, 국방부 장관실에서 발생하는 강간 같은 사건들에 주목한다. 평화와 정의를 향한 우리의 길에 집중하는 것은 전략적이고 중요하다. 압도당하고 지친 상태로 살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별개의 캠페인 안에서 우리의 에너지를 분산시켜야 한다. 동시에, 우리는 모든 파괴의 역학이 서로 교차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단일 이슈라는 것은 없다. 가부장제, 군사주의, 채굴, 탈취, 자본주의, 백인우월주의, 기후파괴 등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 역시 모두 연결되어 있다.

 

1)이동식 카니발 (오락시설)에서 노동하는 사람들 (역주)

*이 글은 Friends of the Earth에 먼저 게재된 글을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