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요약: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호주에서 2년마다 열리는 랜드포스(Land Forces)는 남반구 최대 규모의 지상군 무기박람회다. 지난 202210월 열린 행사에는 3일간 810개 업체가 참여하고 2만 명 이상의 무역 방문객이 다녀갔다. 랜드포스는 2022년까지 브리즈번에서 열렸으나 2024년부터 멜버른으로 이전하여 개최될 예정이다. 랜드포스에 저항하는 직접행동을 펼쳐온 브리즈번의 랜드포스 방해행동(Disrupt Land Forces)으로부터 어떻게 무기박람회를 몰아낼 수 있었는지 성공 비결을 알아보았다. Wage Peace에 올라온 행동 후기를 간추려 옮겼다.

랜드포스 방해행동은 많은 면에서 하나의 실험이다. 조직, 실행 계획, 캠페인 전략, 메시지 전달, 함께 활동하기에 있어서 말이다. 작년에 우리는 첫 번째 실험을 감행했고, 그 결과를 반영했다.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고 그중 일부를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의 규칙은 단 두 가지다.

  1. 살아 있는 존재에 물리적 해를 가하지 않는다.
  2. 참여하는 모든 사람과 그들이 선택한 저항 방식을 존중한다.

이게 전부다. 이 두 가지 규칙을 따르는 한 무슨 말이든 허용되고, 무슨 행동이든 허용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첫 번째보다 두 번째가 어렵다. 이것은 실험에 있어 핵심으로 ‘근본적 존중(radical respect)’이라고 부른다.

다양한 전략과 다양한 전술을 사용하여 많은 목표를 추구하는 많은 사회 운동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모든 사람이 모두가 실행한다면 성공할 전략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충분한 사람이 실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묻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할 필요가 없는 전략을 세우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전술의 차이를 “더 나은” 조직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그런 조직을 추진하기 위해 ‘COG’라는 핵심 조직 그룹(Core Organising Group)을 구성했다. 우리의 탈중앙화 목표가 아무리 높더라도 일주일 동안 저항의 축제를 운영하려면 어느 정도의 중앙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중앙 집중화될 때 더 잘 작동하는 것들이 있다. 7명의 COG는 행사를 앞두고 6개월 동안 매주 만났다. ‘축제’의 은유를 따르자면, 우리는 프로듀서 같았지만 내용에서는 손을 뗐다. 무대를 제공했지만 밴드에게 무엇을 어떻게 연주할지 말하지 않았다.

특정 활동을 장려하고 다른 것(: 다른 활동가를 나무라고, 남을 깎아내리고, 기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은 억제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비판이 가득한 문화에서 어려운 일이다.

다음은 완전하고 의식적인 능동적 참여를 장려하는 문화, 가치 및 이해의 공유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한 것들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어떻게, 언제, 얼마나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최소한의 규범을 추구했다.

명확한 목표: 우리는 전술과 동원 자체의 목적을 명확히 했다. 우리가 무기산업의 확장에 동의하지 않고, 무기박람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말이다.

오리엔테이션: 우리는 강조하고 싶은 가치를 명확히 설명하는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전술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참여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것은 아무도 특정 전술에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도록 부추기거나, 그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전술을 조직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신공격을 하는 등의 일을 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전술을 적극적으로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워크숍: 축제의 첫 이틀 동안 워크숍을 진행했다. 워크숍은 많은 실질적인 목적(: 법률 브리핑, 공간 점거 및 점유하기, 표적이 된 회사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했지만, 참가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채우기 위한 그릇을 만드는 목표도 제공했다.

핸드북: 실용적인 정보(: ‘주요 인물’ 연락처, 디지털 소통 채널 안내, 축제가 열리는 인근 지역 지도)가 포함된 참가자용 핸드북을 만들었다. 그것은 우리가 축제에 대해 구상한 문화를 설명하고, 비전에 대한 맥락을 제공하기 위해 이전 행사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설명했다.

희소성 사고방식에 도전하기: 우리는 “희소성 사고방식”이라는 것을 명명하고 그에 도전했다. 희소성 사고방식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사람이 충분하지 않고, 역량이 충분하지 않고,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를 위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다. 가장 훌륭하고 효율적이며 가장 효과적인 아이디어만이 시간과 공간을 가질 자격이 있다.” 이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대안적 접근 방식에 대해 우리를 차단할 수 있다. 운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경직성을 조장할 수 있다.

커뮤니티: 군산복합체에 대한 공동의 혐오보다 더 풍부한 기반 위에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모두가 그저 기쁨 속에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공동체 회관에서 라이브 음악회와 오픈마이크의 밤을 가졌다.

건전한 운동은 연대에서 열띤 토론과 건전한 비판, 투쟁에서 단결, 차이를 넘어선 상호 부조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실제로 우리가 발견한 것은 그룹이 비판적 사고방식에 너무 깊이 빠져들어 오는 모든 아이디어를 배격하고 어떤 행동도 추구하지 않는 마비 상태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완전한 것이 완벽한 무보다 낫다고 믿는다.

Solidarity-Fire-one-768x494

연대의 불 (사진: Wage Peace)

무기산업을 혼란에 빠뜨린 이야기

연대의 불

우리는 연대의 불(Solidarity Fire)이라는 아름다운 의식으로 저항의 축제를 시작했다. 여는 행사로서 한 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우리는 한 주 동안 공동체 회관을 우리의 “본거지”로 임대해준 원주민 공동체 구성원과 함께 했다. 우리는 불 근처에 프로젝터를 설치해 웨스트파푸아의 세 곳과 필리핀의 한 곳과 라이브 영상 통화를 방송했다.

우리가 있던 회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문화가 계속해서 실천되고 기념될 수 있는 공간을 위해 원주민 공동체가 어떻게 싸웠는지 들었다. 우리는 바다 건너 친구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고, 그들의 이야기에서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메아리치는 것을 들었다.

워크숍

다음 이틀 동안 우리는 워크숍을 진행하고 계획을 세웠지만, 무기박람회를 위한 직접행동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경험에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행동의 가능성이 있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동을 준비하기로 선택하여 워크샵에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에 우리는 무기 전시의 일부로 전시장에 드론을 배달하는 차량을 포착할 수 있었다. 두 명의 젊은 여성이 그 위로 올라가 방수포를 뜯어내어 그 아래에 실제 무인 항공기가 있음을 드러내고 구금되기 전에 현수막을 펼쳤다. 그 주에 11건의 체포 중 처음 2건이 되었다.

bodiesoverthewall2-1024x485

벽 위의 시신 (사진: Wage Peace)

직접행동 서곡

여왕의 생일인 월요일에 우리는 점심을 먹으며 “부자 먹기 연회(eat the rich banquet)”를 열었다. 그런 다음 우리는 박람회장으로 내려가 소음, 혼란스러운 의상, 포크를 사용한 거친 몸짓으로 행사를 방해했다. 박람회장 입구에서 우리를 멀리하기 위해 세워진 8피트의 불투명한 울타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철저히 느끼고 듣게 만들었다.

이것은 군중으로서 공간을 점거하고 점유하는 것을 연습할 수 있는 우리의 첫 번째 제대로 된 기회였다. 우리는 공간 점거 워크숍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매우 역동적인 직접행동 공간에서 무엇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아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혼란스러웠지만 활동가들이 당국보다 그 혼란 속에서 조직화된 패턴을 더 잘 볼 수 있다면 유리하다. 색상, 소음, 의상, 끊임없는 움직임, 분산된 실시간 의사결정은 이 상황에서 우리의 친구였다. 우리는 보기만 해도 혼란스러웠다. 핵심 교훈: 혼란은 기회를 만든다(상대보다 덜 혼란스러울 수만 있다면). 전술적으로 유리할 뿐만 아니라 재미있을 수도 있다.

ForkOfLiberty-600x600

포크의 여신상 (사진: Wage Peace)

박람회 내 행동

화요일은 또 다른 날이었다. 이것은 우리의 대규모 집결 순간이자 박람회가 시작된 후 첫 번째 행동이었다. 우리는 몇 시간 동안 그 공간을 점거하고 행사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거기에 있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도록 했다. 반군사주의 메시지가 적힌 표지판과 축제를 홍보하는 표지판을 들고 브리즈번의 도심 주변을 길고 느리게 걸었다. 우리는 또한 그 무렵 이미 몇 시간 동안 24시간 금식과 평화를 위한 철야 기도를 시작한 우리 퀘이커교도 친구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보냈다. 그들은 온종일 브리즈번 도심의 단단하고 차가운 콘크리트 위에서 캠핑을 하며 보냈다.

저녁이 되자 프로젝터로 세계 무기 거래에 관한 영화를 상영했다. 많은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서 평화 운동에 대한 대화에 참여했다. 단식하는 친구들을 위한 오락 내지 심심풀이로 영화를 의도했기 때문에 이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핵심 교훈: 새로운 목적에 대해 열린 마음을 유지한다면, 한 가지 요소가 종종 다양한 목적에 활용될 수 있다.

한편, 철야에 참석하지 않은 우리는 소위 “불친절”한 행위를 하고 있었다. 소규모의 기동 불친절 팀(mobile unwelcoming team)은 회의 참가자들이 박람회관을 떠날 때 무기 거래상들이 환영받지 못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그들은 택시, 리무진, 미니 버스, 호텔로 급히 달려가면서 눈을 마주치는 것을 필사적으로 피했다. 핵심 교훈: 활동 공간이 크고 넓게 퍼져 있는 경우(도시 블록 전체를 차지하고 입구와 출구가 많은 박람회장과 같이) 이동성과 유연성이 핵심이다.

boeing

“누가 싸우든 항상 이기는 건 보잉이다.” (사진: Wage Peace)

무기 산업 투어

다음날 아침 일찍 돌아와 브리즈번의 무기 회사 투어를 시작했다. 우리는 NIOA(호주와 뉴질랜드 경찰에 대부분의 탄약을 공급하는 회사), 탈레스(인도네시아 군대에 군사 장비를 지속적으로 판매하여 웨스트파푸아를 폭력적으로 억압하는 데 사용하고 핵무기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엘빗 시스템즈(인도네시아 군대에도 공급하는 이스라엘 기반 회사), 보잉(세계에서 가장 큰 무기화된 항공기 제조업체 중 하나)를 차례로 방문해 직접행동을 했다. 보잉에서는 두 명의 나이든 여성이 난간에 올라가 “누가 싸우든 항상 이기는 건 보잉이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핵심 교훈: 항상 사다리를 준비하라.

하루에 4번의 직접행동을 하고 나면 조용한 밤을 보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재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쟁 기계에 목숨을 잃은 모든 사람을 위한 장례 행렬이 열렸고 박람회장 전체를 돌았다. 밤이 되자 행렬이 끝나고 안에서는 무기 상인들이 연회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그들의 무기로 살해된 사람들을 그들에게 소개할 기회를 가졌다.

13991617-EBA8-40DE-B646-9884FAA21B92-1-1024x337

장례 행렬 (사진: Wage Peace)

마지막 날

목요일은 박람회의 마지막 날이었고 전날 활동의 침울한 분위기가 지나간 후 기운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광대들을 보냈다.

참석자들이 마지막으로 떠날 때 광대 부대가 박람회장으로 내려왔다. 슬랩스틱 스타일과 무한한 창의성으로 인해 그들은 번번이 방해받고 지연되었다. 줄다리기로 차도가 막혔고, 경찰은 우리의 정교한 사다리 기술에 당황했다. 집에서 만든 투석기는 경찰에게 압수되기 전에 페인트로 채워진 멜론을 두 발 쐈다. 핵심 교훈: 항상 사다리를 준비하라. 진지하게 하는 말이다.

이때까지 우리는 무리 지어 활동하는 역량을 다듬었고, 3일 동안 연습했으며 현장의 즉각적인 소통이 주의 시작보다 눈에 띄게 향상되었음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공간을 돌아다니며 사람이 충분하지 않음에도 출구 전체에 혼란을 퍼뜨릴 수 있었다.

무기박람회를 격렬하게 작별한 후, 우리는 회관으로 몰려가 가득 채웠다. 모두 다시 모여 마지막으로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케이터링팀(Food Not Bombs)에 감사했다.

일주일이 어땠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느낌이 어땠는지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훨씬 더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것은 저항의 축제, 일시적인 자치구역, 한 장소에 수렴하고 합체했다가 안개처럼 다시 소멸할 수 있는 공동체, 여전히 쓰여지고 있는 공연 작품이다. 진행 중인 실험이다.

광대 부대 (사진: Wage Peace)

광대 부대 (사진: Wage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