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8(평화활동가)

 

 

DX KOREA는 본질상 무기 거래와 무기 산업을 촉진하기 위한 행사입니다. 군사 무기의 유일한 목적은 사람을 죽이는 것으로, 자동차나 휴대전화 같은 여타 상품과는 매우 다릅니다. 더 많은 무기를 만들고 거래할수록 이는 분쟁의 불쏘시개가 되어 사람들을 죽고 다치게 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불안하게 만들고 위협합니다. 더 많은 무기가 독재자의 손에 들어갈수록 더 많은 사람이 고통받습니다. 무기 거래는 불투명하기에 부패를 수반합니다. 또한 무기 거래는 자원의 오용을 낳습니다. 무기의 개발과 생산, 사용을 포함한 모든 군사 활동은 심한 환경오염을 발생시키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합니다. 무기 산업의 행위자들은 윤리적 고려보다 경제적 동기를 우선시하기에, 이러한 문제들은 무기 산업의 필연적인 귀결입니다.

저는 무기 거래와 무기 산업 전체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믿지만, DX KOREA는 그중에서도 특히 문제입니다. DX KOREA의 ‘VIP’로 초청받아 참석하는 바이어들 중 다수가 분쟁 지역과 독재 국가 출신입니다. 모든 폭력과 전쟁에 반대하는 평화주의자가 아니더라도, DX KOREA가 이런 국가들을 상대로 무기 거래를 촉진하는 행사임을 알면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누군가의 죽음으로 이어질 것이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더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그것을 알리기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방식으로 이번 행동에 참여했습니다. (여지우/쥬)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속담입니다. 저는 군비경쟁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적대하는 양 국가가 국민 세금을 쏟아붓는 경쟁인데요, 밑이 빠져 있기 때문에 이 경쟁은 독을 먼저 채우는 쪽이 이기는 게 아니라, 독에 쏟아 부을 물 즉 나라의 곳간이 먼저 거덜나는 쪽이 지는 경쟁입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경쟁에서 이기면 좋은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경쟁에서 진 쪽은 말할 것도 없고 이긴 쪽도 결국 상처투성이가 됩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엄청나게 많고 돈 쓸 일도 많은데, 부어도 부어도 끝이 없는 독에 돈을 쏟아붓는다면 결국 다른 독들에 부을 물이 없는 게 당연한 거니까요. 평화를 위해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하지 말아야 하는 일에는 군비경쟁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기박람회는 이런 군비경쟁을 심하게 부추깁니다. 무기산업, 무기거래의 속성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한쪽에는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이라며 무기를 팔고, 다른 쪽에 가서는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라며 무기를 팔며 서로 경쟁을 붙이는 식인 거죠. 조지 버나드 쇼의 희곡 <바바라 소령>에 등장하는 무기상 앤드루 언더샤프트는 “인간성이나 정치적 신념 따위와는 상관없이 가격을 제대로 쳐주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무기를 대주라”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캐릭터의 실제 모델은 배질 자하로프라는 전설적인 무기상인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어머니가 그리스 출신이기 때문에 자신에게도 그리스인의 피가 흐른다며 그리스 정부로 하여금 잠수함을 구매하게 하고는, 그리스와 적대하고 있는 터키에 가서 그리스가 구매한 잠수함의 정보를 팔아먹습니다. 무기 거래는 이런 식으로 군비경쟁을 부추기고, 군비경쟁을 통해 이윤을 창출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무기박람회이며, DX KOREA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DX KOREA 행사장에서 직접행동을 해야만 했던 이유입니다. (이용석)

 

제주로 들어온 예멘 난민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연일 떠들썩하던 2018년, 인터넷에서 예멘 내전에서 사용되고 있는 한국산 무기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산 무기는 예멘에서만 사용된 것이 아닙니다. 이라크, 인도네시아, 분쟁과 진압이 계속되는 터키에서 사용되었고, 한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최루탄들이 국경 밖 권위주의와 독재 정권 국가들로 수출됐습니다. 1991년 인도네시아로 수출된 최루탄은 민주화 열기를 탄압하고 동티모르 독립운동을 유혈 진압하는데 쓰였습니다. 2010년 아랍의 봄 이후 바레인에 수출된 150만 발의 최루탄은 반독재 민주화를 외치는 바레인 시위대를 향해 사용되어 어린이와 노인, 청소년 등 최소 39명에서 최대 200명이 사망했습니다. 터키에서는 한 소년이 최루탄에 맞아 숨지는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예멘을 비롯해 무기가 사용된 곳에는 반드시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뒤따르며, 무기거래는 수십억 달러의 이윤과 함께 수많은 사상자를 낳는 죽음의 사업이고. 무기전시회가 그 시작이며 허브입니다.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수록 더 많은 무기가 거래되고, 사용되어 세계 곳곳에서 더 많은 생명을 파괴하고 위협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한국 전쟁이라는 끔찍한 전쟁의 역사를 경험한 우리가, 그 결과가 남긴 공포와 불안의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우리가 또 다른 전쟁을 만들고 부추기는 일에 동참하는 국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전쟁 만드는 나라의 시민으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차 위로 올라가 바이올린으로 평화를 노래했습니다. (김은미/쭈야)

 

저희가 장갑차 위에서 바이올린과 기타를 연주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재판장님을 비롯하여 여기 자리한 분들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장면을 본 순간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장갑차가 저희를 든든히 지켜 주고 있다고 느끼셨나요? 보는 순간 ‘우와, 저 장갑차가 세계 시장에 자랑스럽게 수출되는 K방산이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시던가요?

사진을 보는 순간 여러분이 느낀 이미지와 감정이 바로 제가 예술가로서 이 행동을 한 이유입니다. 예술은 때로 우리가 보지 못하던 것을 보고,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끼게 합니다. 그 순간 우리는 충격을 받고, 아름다움을 경험하죠.

방산전시회는 전시품들이 얼마나 성능이 뛰어나고 국가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찬란하게 자랑합니다. 그러면서 이 무기들이 결국 사람을 살상하고 터전을 파괴하기에 팔리는 상품이라는 진실은 잊게 만드는 마술의 공간이죠. 저는 그 공간에 예술적으로 저항하고 싶었습니다. 방산전시회가 보여 주지 않는 것을 바로 그 전시회장에서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저 기타를 메고 두 발로 쇳덩이 위에 걸어 올라가 서는 것으로 말입니다.

그 장면에서 아름다움을 느끼셨다면, 평화의 이미지를 보셨다면, 그건 악기를 들고 있는 제가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존재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제가 올라가 있는 쇳덩이가 너무나 그렇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 짧은 순간 우리 모두는, 사실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잠시 잊었던 본질을 깨닫습니다. 무기는 평화가 아닙니다. 무기의 힘은 평화가 아닙니다. 무기 팔아서 버는 돈은 평화가 아닙니다. 이것이 제가 무기전시회의 장갑차 위에 오른 이유입니다. (주영호/펭귄)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머리 위로는 폭탄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탑뉴스를 통해 보고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있는 그런 장면들을 보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저는 다른 뉴스도 봅니다.  이 전쟁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어떤 기업들이 어떤 호조를 맞고 있는지 설명하는 뉴스들도 보는데요. 오늘 이 자리에 오기 직전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너무나도 끔찍하게 벌어지고 있는 이 전쟁이 한화 같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무기기업에 어떤 기회로 작용하는지, 이것들을 어떤 비즈니스의 기회로 삼아야 되는지 분석하고 있는 그런 기사들을 보고 왔습니다.

저는 무기 거래가 촉진되고 있는 무기 박람회에 가서 탱크 위에 올라갔습니다. 왜냐하면 거기에서 무기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 결과는 사람들의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은 저의 친구이기도 하고 이웃이기도 합니다. 그런 끔찍한 폭력이 바로 제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어서 저는 탱크 위에 올라갔습니다. 왜냐하면 무기 수출이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되는 사회에서는 우리 모두가 그 폭력의 가해자의 위치에 서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탱크 위에 올라감으로써 그 가해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제 이웃과 친구들에게 일어나는 폭력을 방관할 수 없었습니다. 전쟁은 한국의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기박람회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막고 가해를 멈추기 위한 행동들 역시 이 곳에서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저희는 이 행위가 정당하고, 더 나아가서는 모두가 평화롭게, 또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존엄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넓혀가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렇게 참혹한 전쟁이라는 비극을 매일같이 목격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함께 져야 될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한민영/뭉치)

 

사실 저희는 무기전시회장을 처음 찾아간 것도 아니고 그 이전에 여러 차례 비슷한 방법과 다른 방법들을 동원해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무기가 어느 나라의 누구를 겨누고 있는지, 이 끝없는 군비 경쟁의 결과가 어떨 것인지, 이것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호소해왔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방위산업전 DX Korea 조직위원회는 아무런 답변이 없었고 전혀 우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게 더 가까이 가기로 한 것입니다. 우리가 전시회장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플래카드를 펼치고 구호를 외친 행위는 그 전시장을 찾은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고안되고 진행된 것이었습니다. 경찰이나 보안요원들에게도 어떠한 위협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또 행동을 한 저희에게도 안전한 방식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사려 깊게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폭력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 이익이 아닌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에서 팔려나간 무기가 도착하는 곳의 우리 친구들만을 생각했습니다. 웨스트 파푸아의 로자, 에스더, 바레인의 알라, 이 모든 동료 시민들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보안요원과 경찰이 와서 우리를 제지하고 내려오라고 했을 때에도 우리는 그들을 존중했고 저희의 행동이 보장받는 한도 내에서 협조적이었습니다.

우리는 민주적 권리와 양심에 따라 행동했으며 이러한 종류의 행동이 더 많아지고 보장되어야 민주주의가 강화되고 만연한 군사주의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저희의 이번 행동은 현행 법적 테두리 내에서 충분히 허용될 수 있는 범위의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법률 전문가는 아니지만 양심적인 시민으로서 상식의 기준으로 그렇게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 행동을 기획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맞게 행동하였고 과도한 피해나 불편을 초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우리가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려 했고 이를 통해 우리 신념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려 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따라서 이 사건을 판단함에 있어서 저희들의 양심적 동기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최정민/오리)

 

전쟁없는세상의 무기박람회 저항 운동을 계속 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무기박람회 아덱스를 비판하고 중단시키기 위한 여러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무기박람회에 반대하는 평화행동 함께 해주세요.

 

📢액션 하나 –  아덱스 중단 촉구 팩스 탄원 보내기

*탄원 대상: ADEX 공동운영본부장, 국방부장관, 방위사업청장
*참여 기간 : 2023년 10월 4일 (수) ~ 2023년 10월 22일 (일)

 

📢 액션 둘 – 서울 아덱스 VIP 환영 만찬 액

10월 16일 (월) 저녁, 서울 모처, 만찬장 밖에서 전쟁 피해자 상징물을 들고 시위 (조직: 아덱스저항행동)

 

📢 액션 셋 –  아덱스 비즈니스데이 액션 

10월 18일 (수) 오후, 성남 서울공항 아덱스 행사장 (조직: 전쟁없는세상) ※ 주최 측의 제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액션 넷 –  ‘아시아 디펜스 마켓 브리핑’ 세미나 감시 액션 

10월 19일 (목) 오전, 성남 서울공항 내 세미나 장소 (조직: 아덱스저항행동, 플랫폼씨), ※ 주최 측의 제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액션 다섯 – 아덱스 퍼블릭데이 기후정의×반군사주의 액션

10월 21일 (토) 종일, 성남 서울공항 행사장 입구 (조직: 아덱스저항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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