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데이빗 (작가)

번역: 쥬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우리는 또다시 여기 앉아 전쟁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이 정확히 몇 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여기 앉아 있다. 어느 정도 나이든 이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폭탄이 떨어지던 광경을 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장면을 보고 있다. 당시 우리 중 누군가는 분명 불안과 불확실, 두려움 속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그 장면을 목격했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 이후 우리는 시위에 나섰다. 전쟁광들은 ‘민중의 힘’을 버텨낼 수 없었다.

그러나 전쟁은 그때도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그때와 지금 사이 언젠가 ‘우리’라는 존재는 사라졌다. 이제 ‘우리’ 대신 ‘나’라는 말만 들린다.

한편 전쟁을 일으켰던 뒤틀린 논리는 더욱 뻔뻔해졌다. 집단학살은 차치하고, ‘전술핵’마저 들먹인다. 아무도 할 말이 없는 것 같다. 우리의 침묵은 정확히 패배는 아니지만, 우리를 각자의 내면으로 후퇴시킨다. 무엇보다 나는 예전에 거리에서 경험했던 선명한 공동체 의식이 사라진 것을 애도한다.

나는 종종 평화기에 이것이 단순한 문제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이런 광기의 순간에 나는 미국 시인 조지 오펜1)의 시가 떠오른다. 제목은 ‘미사일의 시대(Time of the Missile)’이다. 마지막 몇 구절은 다음과 같다.

 

내 사랑, 내 사랑아,
우리는 마침내 완전히
위험에 처했네. 보아라
시야가 닿는 끝 어디든: 공간은
생명을 낳는 것:

마음과 눈의 장소
그것은 우리를 파괴할 수 있고
스스로 재배열하여, 그 자체로
돌의 연쇄 반응을 관철할 수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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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과 그의 아내

 

지금 같은 때에 나는 늘 오펜이 떠오른다. 그 역시 우리의 공동체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소위 ‘구좌파’였던 내가 대학에서 그를 처음 읽었을 때, 학계는 이것을 그의 결함으로 해석했다. 단어의 함축적 의미를 파고드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오펜을 해부했다. 그들은 그의 시 전집을 논하며 수수께끼 같은 멋진 글들을 썼다. 인간의 공동체성에 대한 그의 집착을 그들은 기이하게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오펜을 읽는 내 눈에는 다른 것이 보인다. 그의 작품은 유티카의 ‘우유 파업’2)과 브롱스의 ‘임대료 파업’3)의 산물이다. 그의 작품에 담긴 역사적 측면은 무시할 수 없는 방식으로 그의 생각에 영향을 주었다. 그것은 말장난 같은 것이 아니라, 인간의 조건에 대한 예리한 관찰이었다. 이러한 관찰은 2차 대전 당시 프랑스의 참호 속에서 후회에 젖은 군인으로 지내며 형성된 것이었다. 그는 몇 미터 앞에 포탄이 떨어질 때, 유대인 이름이 적힌 군번줄을 흙 속에 숨기고 맨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시 구절을 되뇌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오펜의 가장 인상적인 일화는 70년대 초 샌프란시스코의 알타몬트 페스티벌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와 아내 메리는 밴드를 향해 몰려가는 히피 무리 사이를 걸었다. 그는 그들의 부시시하고 흐느적대는 행색을 다음과 같은 종말론적인 구절로 묘사했다.

 

그들의 긴 머리카락에 가린 채
거대한 음악 소리가 압도할 때, 그들은
애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단순히 어느 노인이 청년 문화를 오해한 것이 아니라, 진정한 공포에서 우러난 것으로 내게는 늘 느껴졌다. 그가 30년대에 알았던 공동체성은 그곳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땀 흘리며 머리를 흔드는 그 몸들 사이에서 그는 경악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다. 마치 그 히피들이 어떤 근본적인 변화를 애도하는 것 같았다.

공교롭게도 그 페스티벌은 ‘헬스 엔젤스’4)가 처음 보안 요원으로 고용된 때였다. 롤링 스톤즈 공연 중에는 칼부림 사건까지 일어났다. 사람들은 종종 이 순간을 60년대 반문화가 죽거나, 젊은이들 사이에 어두운 무언가가 자리잡은 기점으로 꼽는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의 시작일까? 폭력과 폭탄에 대한 갈망이 오펜이 뼈저리게 느꼈던 공포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인 걸까?

“내 사랑, 내 사랑아” 오펜은 수평선을 바라보고 종말을 내다보며 썼다. “우리는 마침내 완전히 위기에 처했네”. ‘우리’를 파괴할지도 모를 폭발의 위협 속에, 살고자 하는 압도적인 욕망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압도적인 강박이 있어야 한다.

만약 지금 이 순간 우리 가슴에서 그 박동을 느끼지 못한다면, 무언가 한참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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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핵실험

 

1)  조지 오펜(George Oppen)은 미국의 시인으로, 객관주의 사조의 주창자 중 한 명이자, 미국공산당 당원이었다.

2) 유티카 우유 파업은 1930년대 뉴욕주에서 일어난 유명한 노동 쟁의이다.미국공산당도 개입되어 있었고, 그래서 오펜도 그 자리에 있었다.

3) 같은 기간에 브롱스에서 일어났던 임대료 파업이다. 역시 미국공산당이 개입되었다. 사람들은 임대료 납부를 거부했다.

4) 헬스 엔젤스(Hells Angels)는 미국의 바이커 갱단이다. 난폭하기로 악명 높았고, 그 때문에 행사 경비로 고용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