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2017년부터 인권과 평화 분야에서 활동가로 일해왔습니다. 전쟁없는세상과 피스모모에서 평화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 분쟁 중 민간인 인권보호를 옹호하면서, 전 세계 분쟁지역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전쟁에 공모하고 있는 국가와 기업에 전쟁범죄 책임을 묻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간의 활동을 통해 저는 전쟁이 빼앗아 가는 것들이 무엇인지 너무도 똑똑히 보았습니다. 전쟁은 어린이들의 목숨을 빼앗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일상을 빼앗고, 꿈꿀 수 있는 미래를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쟁에 반대합니다. 전쟁이 일상화 되고 매일같이 전쟁소식이 티비를 통해 들려오는 지금, 이러한 폭력에 무뎌지지 않고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류 공동의 책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ADEX는 단순히 첨단기술을 소개하는 산업 전시회가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군 관계자와 방산기업들이 모여 무기를 홍보하고 거래를 하는 국제적 무기박람회입니다. 그곳에서는 무기의 성능과 수출 실적, 새로운 시장과 사업 기회가 이야기되지만, 그 무기가 실제 전쟁에서 누구를 향하고 어떤 삶을 파괴하는지는 좀처럼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2023년 ADEX가 열렸던 10월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격을 개시한 직후였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병원과 학교, 주거지가 파괴되었습니다. ADEX 2023이 개막했던 10월 17일은 폭격으로 부상당한 민간인들이 치료받고 있던 알 아흘리 병원에 이스라엘의 폭탄이 떨어진 날이었습니다. 매일같이 어린이와 민간인의 희생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고, 국제사회는 국제인도법 위반과 전쟁범죄와 집단학살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이스라엘의 범죄는 오늘날 집단학살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ADEX 2023에는 다수의 이스라엘 무기회사들이 참여했습니다.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데 쓰인 무기들을 전시해둔 채, 그들의 무기가 ‘전장에서 증명되었다’고 홍보했습니다. 가자지구에서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는데, 무기박람회에서는 이러한 불법적인 공격을 통해 무기의 성능이 증명되었다고 말하는 상반된 현실에 저는 깊은 고통을 느꼈습니다. 무기거래를 통해 누군가가 막대한 이득을 벌어들일 때,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있다는 사실은 저에게 큰 절망감을 안깁니다.

또한 박람회 안에서는 ‘아시아 디펜스 마켓 브리핑’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아시아를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아니라, 방산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시장’으로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국가가 새로운 고객이 될 것인지, 어느 지역에서 무기 수요가 늘어날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아시아는 시장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입니다. 어린이들이 자라고, 가족들이 살아가고, 평범한 일상이 이어져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무기 산업의 언어 속에서는 이러한 지역의 파괴가 ‘시장’과 ‘기회’로만 호명되고 있는 현실을 보았습니다.

“아시아는 당신의 시장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명은 이윤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전쟁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윤리를 담은 말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의 행동은 누군가를 해치거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무기거래의 구조를 알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를 던지는 평화적인 의사표현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시민이 전쟁과 무기산업이라는 중대한 공적 사안에 대해 양심에 따라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묻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부디 재판부께서 제가 왜 그 자리에 있을 수 밖에 없었는지, 왜 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함께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10년 간의 활동을 통해 저는 전쟁이 빼앗아 가는 것들이 무엇인지 너무도 똑똑히 보았습니다. 전쟁은 어린이들의 목숨을 빼앗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일상을 빼앗고, 꿈꿀 수 있는 미래를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쟁에 반대합니다. 전쟁이 일상화 되고 매일같이 전쟁소식이 티비를 통해 들려오는 지금, 이러한 폭력에 무뎌지지 않고 전쟁에 반대하는 것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류 공동의 책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ADEX는 단순히 첨단기술을 소개하는 산업 전시회가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군 관계자와 방산기업들이 모여 무기를 홍보하고 거래를 하는 국제적 무기박람회입니다. 그곳에서는 무기의 성능과 수출 실적, 새로운 시장과 사업 기회가 이야기되지만, 그 무기가 실제 전쟁에서 누구를 향하고 어떤 삶을 파괴하는지는 좀처럼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2023년 ADEX가 열렸던 10월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격을 개시한 직후였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병원과 학교, 주거지가 파괴되었습니다. ADEX 2023이 개막했던 10월 17일은 폭격으로 부상당한 민간인들이 치료받고 있던 알 아흘리 병원에 이스라엘의 폭탄이 떨어진 날이었습니다. 매일같이 어린이와 민간인의 희생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고, 국제사회는 국제인도법 위반과 전쟁범죄와 집단학살 가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이스라엘의 범죄는 오늘날 집단학살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ADEX 2023에는 다수의 이스라엘 무기회사들이 참여했습니다. 가자지구를 공격하는 데 쓰인 무기들을 전시해둔 채, 그들의 무기가 ‘전장에서 증명되었다’고 홍보했습니다. 가자지구에서는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있는데, 무기박람회에서는 이러한 불법적인 공격을 통해 무기의 성능이 증명되었다고 말하는 상반된 현실에 저는 깊은 고통을 느꼈습니다. 무기거래를 통해 누군가가 막대한 이득을 벌어들일 때, 누군가는 목숨을 잃고 있다는 사실은 저에게 큰 절망감을 안깁니다.

또한 박람회 안에서는 ‘아시아 디펜스 마켓 브리핑’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아시아를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아니라, 방산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시장’으로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국가가 새로운 고객이 될 것인지, 어느 지역에서 무기 수요가 늘어날 것인지가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그러나 아시아는 시장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입니다. 어린이들이 자라고, 가족들이 살아가고, 평범한 일상이 이어져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무기 산업의 언어 속에서는 이러한 지역의 파괴가 ‘시장’과 ‘기회’로만 호명되고 있는 현실을 보았습니다.

“아시아는 당신의 시장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명은 이윤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전쟁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가장 기본적인 윤리를 담은 말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의 행동은 누군가를 해치거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쟁을 가능하게 하는 무기거래의 구조를 알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를 던지는 평화적인 의사표현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시민이 전쟁과 무기산업이라는 중대한 공적 사안에 대해 양심에 따라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표현의 자유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묻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부디 재판부께서 제가 왜 그 자리에 있을 수 밖에 없었는지, 왜 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함께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6. 7. 3. 김한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