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60622_220711115

 

7대 종손, 장손, 외아들, 아버지의 알코올 중독, 7살 때 부모님의 이혼
어렸을 때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들이다.

처음 집밖으로 나와 느꼈던 사회는 썩 기분 좋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는 집단의 규칙이 있고
집단의 유지를 위해 개인을 억압하는 불편한 느낌,
그래도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앞으로 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 지루하고 재미없는 시간들을
잘 인내하고 참아내야 훌륭한 성인이 될 줄만 알았다.
남들이 힘들다고 말하는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하였으나,
오히려 그게 그때의 나에게는 더 독이 되었던 것 같다.

너무 힘들었고 괴로웠으니까, 집안에 아버지의 억압속에서
벗어나고 싶어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로 갔었지만
그 집단 생활이 나에게는 더욱 깊은 고통의 수렁텅이로 쳐박혔다.

학업 스트레스, 좋지 못한 교우관계 흔히 말하는 왕따,
가정내의 불화 공부를 강요하는 아버지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뛰어내렸다. 죽으면 이제 아무것도 없을테니까.
나를 괴롭히고 억압하는 모든 고통속에서 벗어날 수 있을테니까.
그렇지만 내가 깨어났던 곳은 병원 응급실이었다.
눈을 떴을 때 기분이 너무 나빳다.
모든 것의 해방구를 찾아 밖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나는 다시 구멍속으로 들여보내진 것이다.

상실했다. 가고자 했던 길을, 참아내고서 성취해고자 했던 목표를
그리고 계속 방황했다. 주입식 교육에서 배웠던 것처럼
삶의 길의 정답을 찾고자
사람을 만나고, 철학, 종교 서적을 읽고 생각했다.
학교를 자퇴한뒤 오랜 시간 고민하며 살았다.
나라는 인간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그러던 와중 신검을 받고 입대를 하게 됐다.
내 자살경력과 우울증 경력은 별 큰 문제가 안된다는 듯이
병무청은 나에게 현역 3급 판정을 주었다.
2015년 11월 11일 입영.
35사단 훈련소에서는 병역부적합자 판정을 내리고 3일만에 귀가하게 되었다.
다시 그들이 시키는대로 해서 대구에 있는 병무청까지 내려가서 재검을 했었는데
병무청은 다시 똑같은 현역 3급을 주었다.
그 과정과 결과를 보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걸 왜하고 있는거지?
이들에게 있어서 나는 무엇일까?
그냥 다들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나를 여기저기 떠다미는 느낌이었다.
불쾌했다.
아무에게도 쓸모없는 오히려 문제만 일으켜 곤란할 것 같은 존재.
…?
아무도 나를 책임지려 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책임져야겠다.
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2016년 3월 29일 다시 35사단에 입영하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가지 않았다. 4월 19일에 경찰조사를 받고, 6월 16일에 첫 심리공판을 받았다.
그리고 이제 6월 30일에 선고를 받고 들어가게 되지만
오히려 마음은 후련하다. 나를 옭아맸던 하나의 동아줄을 끊어내는 것이기에…

나는 거부한다. 개인을 억압하는 집단의 규율을
나는 거부한다. 서로 책임을 떠미는 그들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