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없세 여러분 안녕하세요. 모두 건강하시죠? 이제 장마철로 접어들어서 밖에 외출하실 때는 우산을 준비 하셔야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날씨가 쌀쌀해져서 춥다보니 건강도 챙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 여주는 한동안 날씨가 흐리고 비만 오다보니 밤에 잘 때 후워서 중간에 자주 깨곤 합니다. 그런데 방에 있는 다른 친구들은 덥다며 선풍기를 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자곤 합니다. 제 몸이 문제일까요? 나이를 먹으면 추위를 잘탄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지만 아직 한창일 나이이건만… 조금 우울해집니다.

어느덧 교도소 생활한 지 7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보면 참 시간이 빠르구나 하고 지난 일들이 이런저런 떠오릅니다. 그런데 앞으로 만기 날짜까지 계산해보면 11개월 남았다 생각하니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앞날이 캄캄합니다. 요세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같은 보청(보안과청소)에서 일하는 여호와의증인 친구 2명이 앞서 출소하는 모습을 보고, 아 또 한 명 있었습니다. 보청에서 오래 계셨던 형님 한 분… 보청계의 왕자로 좋으셨던 분이었습니다. 이번 달, 다음 달에 각각 1, 2명 출소예정자들을 보고 있자니 부러운 마음이 들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 밑으로 들어온 4명 이제 징역 시작 한 달차 두 달차를 보면 “내가 더 빨리 나가겠구나!”하고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됩니다.(웃음) 도찐개찐이죠. 보안과 청소일은 그럭저럭 적응이 된 것 같습니다. 아침에 출역 나가면 어느새 일과 끝나고 방으로 돌아가서 책 보고 뉴스 보고 자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아참 여기 여주에 수감 중이신 박유호씨하고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종종 뵙고 안부를 주고받곤 합니다. <월간 좌파> 기자 인터뷰(?) 하셨던 분이라고 저희 보청에서 아는 사람이 많더군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 것 같습니다. 문득 다른 교도소에 수감 중이신 분들은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군요. 모두 출소까지 건강하시고 별일없이 지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사실 여주에서 슬픈 소식이 있었습니다. 저랑 같은 천주교 80세 할아버지신데, 만남의 날이라는 가족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가족들이 싸온 바깥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행사인데, 그곳에서 그 할아버지가 너무 많이 드시고 체하셔서 돌아가신 일이 있다보니 걱정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과식하지 마시고 적당히 먹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럼 여러분 모두 건강하세요.

2016. 7. 12.

홍성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