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쟁없는세상 여러분. 추운 겨울 날 모두 건강하신지요? 오늘 평화수감자의 날 엽서를 잔뜩 받았습니다. 저를 격려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기 여주교도소 안에서도 ‘최순실게이트’, ‘박근혜 하야’, ‘촛불집회’ 등과 관련해서 떠들썩합니다. 매일 평일 저녁 7시, 주말은 8시에 KBS, MBC, SBS뉴스에서는 항상 탑 뉴스로 보도되고 신문에서도 항상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용자 분들과 직원분들 입에서 안 나오는 날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왜 저렇게 버티고 있을까? 내려오는 게 도리 아닐까?’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왜 말을 안 할까, 뭘 숨기고 있지 않는 이상 이상하지 않나?’ ‘박근혜가 하야하면 우리가 가석방으로 더 일찍 나가지 않을까?’ 등등. 반면 박근혜를 옹호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로 인해 작은 불화가 있기도 합니다. 매번 늘어나는 집회 인원, 커져가는 국민들의 목소리,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보안과 청소에서 몇 달 전부터 신문과 서신 배달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2명이 한 팀으로 격주로 번갈아가면서 합니다만, 제가 하는 일은 아침에 사회복귀과 과장실, 인성교육 사무실, 화장실 청소하고 1층으로 내려가서 신문 온 거 개수 확인하고 카트에 미결, 여사, 기결 사동 거 쌓고 배달 갔다오면 일반편지, 등기영수증, 접견서신, 인터넷서신 분류하고, 점심 먹고 오후에 다시 사복과로 내려가서 등기 온 거 자르고, 직원분들이 검열하신 거 호치케스로 찍고 분류하고 카트에 루트 순서대로 가지런히 놓고 배달 가는 나날입니다.

 

처음에는 일이 복잡해서 느리고 힘들었지만 이제 적응이 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 이 일이 교도소 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서 무척 좋은 것 같습니다. 여사 입구, 여러 공장들, 관용부 개방, 미결, 기결 등. 시간도 금방 가고 재밌습니다.

 

평화수감자의 날 엽서를 보고, 벌써 교도소에서 지낸 지 1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작년 12워 ㄹ18일날 입소 당시 여옥 님한테 엽서를 받았었는데, 정말 시간이 금방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비 병역거부자분들과 예비군 훈련 거부자분, 지금 수감 중이신 분들게 저도 이 안에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또 매번 소식지와 책을 넣어주시는 전쟁없는세상 분들게 감사의 인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2016.12.13. 화요일
홍성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