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쥬 (전쟁없는세상)
어떻게 침공 소식을 알게 되었나요?
2022년 2월에 독일로 돌아왔어요. 침공 준비에 관한 이야기가 2월 24일 전부터 퍼졌어요. 하지만 침공이 정말로 일어날 줄은 몰랐죠. 2008년에 조지아의 나토 가입 문제를 두고 일어난 러시아-조지아 군사 위기 같을 줄 알았어요. 그 정도의 군사적 갈등이 벌어질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2월 24일 잠에서 깨자마자 키이우에 있는 여자친구의 부모님에게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때까지도 저는 전쟁이 곧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며칠 지나자 장기전이 될 거라는 게 명백해졌죠. 그래서 고향인 러시아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4월 30일에 비자가 만료되자 결국 망명 신청을 했죠.
당신도 징집되어 전쟁터로 보내질 수 있나요?
징집병들이 1년의 복무 기간 중에 우크라이나의 전장으로 파병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놀랐어요. 러시아 정부는 직업군인만이 전투에 투입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진실은 그와 달랐어요. 그곳에서 징집병들이 목숨을 잃는 것을 보고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죠.
왜 병역을 거부하나요?
러시아군은 아직도 소비에트식 군대이고, 저는 그런 시스템을 지탱하고 싶지 않아요. 개전 이후로 더 심각해졌어요. 이제 러시아군은 악의 상징이 되었죠. 부끄러운 일이에요.
제 경우 배우자와 그 부모님이 우크라이나인이라는 것이 중요해요. 군에 입대해서 그 가족들과 싸우는 것은 생각할 수 없어요. 상상조차 못할 일이에요.
당신의 결정에 가족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저희 가족은 러시아와 관계가 깊고, 지난 8년 동안 선전 시스템의 피해자였어요. 부모님은 이해 못하실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이야기하진 않았어요.
미래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요?
가장 큰 문제는 시민권이에요. 지금 국적을 버릴 수 있기를 바라요. 러시아 정부가 제 인생을 망치길 원하지 않아요.
군대로부터 도망치는 다른 러시아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난민 쉼터에서 제가 발견한 문제는 정보 부족이었어요. 저는 독일어와 영어를 할 줄 알기 때문에 사람들이 제게 많이 물어봤어요. “마크, 지금 뭐라는 거에요?” “이것저것 좀 물어봐줄래요?” 통역사의 도움을 항상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통역사는 난민 신청에 관한 절차들에 익숙하지 않아요. 제 생각에 군대로부터 도망치는 러시아인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이 스스로 조직할 수 있게 지원한다면 큰 도움이 될 거에요.
탈영병과 징집으로부터 도망치는 사람들을 도움으로써 전쟁에 적극적으로 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네, 그렇게 생각해요. 독일 정부가 러시아 탈영병들을 지원할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그들에게 망명을 허용하고 이를 촉진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러시아는 이에 재빨리 대응해 국경을 닫아버리겠죠.
그보다는 은밀한 방식의 도움을 주는 게 나을 거에요. 독일로 유학 오는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로 돕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어요. 이런 무형의 힘은 큰 영향력을 발휘할 거에요. 지금 러시아를 떠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큰 잠재력이 있고, 러시아는 그걸 아쉬워하겠죠.
난민 쉼터에서 제가 알게 된 사람들은 진정으로 전쟁에 반대했어요. 체첸과 그 밖에 험난한 지역들에서 온 사람들도요. 그래서 우리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같이 하게 되었어요. 전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은 제 감정을 이해하죠. 우리는 모두 조국을 잃은 러시아인들이에요.
이 인터뷰는 커넥션 e.V.에 의해 진행되었고, 2022년 8월 15일 커넥션 e.V. 웹사이트에 처음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