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자 모이웬드(웨스트파푸아 인권운동가)
아래 언급된 대지정공, SNT모티브, 현대·기아자동차, 한화가 수출하는 어떤 무기들이 인도네시아에서 웨스트파푸아를 탄압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지는 War on West Papua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과 한국의 이종섭 국방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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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파푸아에서 인사드립니다. 저는 인권운동가 로자 모이웬드입니다. 웨스트파푸아 남쪽 머라우케 지역 마린다님 부족 선주민 여성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재판을 기회로 웨스트파푸아의 인권 상황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그것이 한국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먼저 웨스트파푸아에 대한 짧은 소개로 시작하려고 합니다. 웨스트파푸아는 뉴기니 섬이라고 불리는 호주 근처의 아주 큰 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섬을 발견한 유럽 탐험가들이 보기에 이곳 선주민들이 아프리카의 기니 사람들과 닮았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그것이 섬에 기니에서 딴 뉴기니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입니다.
그때 이후로 섬은 유럽인들에 의해 세 부분으로 분할되었습니다. 나중에 웨스트파푸아라고 이름 붙은 네덜란드령 뉴기니는 섬의 서족 절반이고, 독일령 뉴기니는 나머지 절반의 북쪽, 영국령 뉴기니는 나머지 절반의 남쪽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독일령 뉴기니와 영국령 뉴기니는 통합되어 파푸아뉴기니라는 독립 국가가 되었고, 나머지 절반인 웨스트파푸아는 네덜란드로부터의 탈식민지화 과정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네덜란드령 뉴기니(서쪽), 독일령 뉴기니(북동쪽), 영국령 뉴기니(남동쪽)
1969년 인도네시아의 첫 대통령 수카르노는 군사작전을 펼쳐 웨스트파푸아 영토를 침공하고 지금까지 그곳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웨스트파푸아인들에게 이것은 영토 병합이자 점령이었습니다. 그래서 웨스트파푸아 사람들은 오늘날까지 점령에 반대하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한편 인도네시아 당국의 입장에서 이것은 웨스트파푸아를 유럽 식민지로부터 해방시키고, 웨스트파푸아를 인도네시아의 일부, 한 지방으로 통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배경은 지금까지 인도네시아 당국과 웨스트파푸아 사람들 사이에 갈등의 원인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민중의 저항에 대응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협상이 아닌 군사적 수단을 사용했습니다. 양자 간의 갈등과 긴장은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고, 이것이 수많은 인권침해를 불러왔습니다.
웨스트파푸아는 매우 비옥한 국가입니다. 숲, 생선, 광석과 같은 천연자원이 풍부합니다. 그 결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웨스트파푸아에 투자를 촉진하고 한국을 포함해 많은 외국 투자자들을 유치했습니다. 정부의 투자 촉진은 많은 정책과 규제로도 이어졌습니다.
1973년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교역과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1975년 송은호 회장이 설립한 코린도라는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의 목재 사업에 투자하고, 인도네시아의 우림에서 원자재를 찾아 나섰습니다. 웨스트파푸아는 수마트라와 갈리만타와 함께 거대한 자연 우림을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섬들 중 하나입니다. 코린도는 웨스트파푸아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벌목 사업을 확장하고, 거대한 제재소를 건설했습니다.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코린도는 벌목과 작물, 팜유는 물론 건설, 제지, 해상 운송까지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이로써 송은호 회장은 대부호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코린도는 웨스트파푸아 선주민들의 관습적인 땅들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남쪽에 있는 저희 부족도 포함되었습니다. 코린도가 소유한 땅의 면적은 한국의 수도인 서울의 두 배에 달합니다. 몇몇 환경단체들의 보고에 따르면 코린도는 2013년 이후 웨스트파푸아에서 30,000헥타르, 74,000에이커의 우림을 벌목했습니다. 오늘날 코린도는 파푸아에 다른 어느 투자자보다도 많은 땅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린도의 사업은 선주민들과의 갈등을 불러왔습니다. 그것은 항상 인도네시아 군과 경찰의 개입으로 끝났고, 폭동과 많은 주민들의 죽음으로 끝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이 오랫 동안 이어졌습니다. 이런 일이란 선주민들이 회사를 찾아가 임금을 요구하거나 약속을 지키라고 하면, 회사는 항상 대딥을 피하고 그 대신에 보안요원을 불러 사람들이 질문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회사 땅을 지키는 보안요원은 대부분 군대와 경찰에 의해 선발되고 훈련받습니다. 예를 들어, 모라우케에서는 최근에 모든 노동자들이 방어훈련을 받아야 했고 훈련은 인도네시아 공군이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파푸아 선주민들은 코린도가 우리에게 처음 와서 했던 직업과 개발을 통해 우리의 삶을 향상시켜주리라는 약속을 어기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우리에게 숲은 슈퍼마켓이나 마찬가지로, 음식과 전통약의 공급처입니다. 현재 코린도가 사업을 하는 웨스트파푸아 남쪽 지역의 엄마들과 아기들은 영양실조를 겪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땅에서 수출되는 팜유 사업이 매년 코린도에게 수천만 달러의 돈벌이가 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우리가 땅을 포기하고 받은 대가는 지금까지 헥타르당 5달러에서 10달러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또한 웨스트파푸아의 우리 땅에서 채집한 목재 1세제곱미터당 1달러를 주면서, 자신들은 같은 목재를 합판으로 만들어 200배 가격에 수출합니다. 이것은 수많은 일들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코린도 그룹은 웨스트파푸아의 팜 야자 농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 3만500헥타르를 훼손했으며, 이 과정에서 땅을 정리하기 위해 고의적인 화재를 냈다. (사진: Ardiles Rante/Greenpeace)
이제 군대와 경찰의 역할과 그들의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은 인도네시아로의 최대 무기 수출국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와 한국은 전투기 개발을 포함해 다수의 군사 개발 프로젝트에 공동 투자했습니다. 2021년 4월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 프라보워 수비안토는 3일간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서욱 국방부 장관을 만나 양국의 군사 협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미래 상호 방위와 안보를 발전시키기 위해 생산 및 군사기술 이전에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었죠.
웨스트파푸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호주의 인권단체는 인도네시아 군과 경찰이 한국 기업의 무기와 군사장비를 사용하여 웨스트파푸아 사람들이 천연자원 착취와 인권침해에 반대하는 행동 그리고 자체적 의사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제 대우조선해양(DSME)과 같은 한국 기업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에 육군용 타란툴라 장갑차와 같은 장비를 제공했고, 해군용 장보고급 잠수함도 제공했고, 또 다른 기타 장비들이나 항공기를 인도네시아 공군에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인도네시아 군이 웨스트파푸아에서 사용하는 장비들의 일례에 불과합니다.
또 인도네시아와 한국군 간의 긴밀한 관계가 한국 대통령 경호실 훈련 시설에서 인도네시아 군이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예는 대지정공이라는 군용 차량 및 기타 장비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입니다. 매우 현대적인 군용 차량을 생산을 하는데, 웨스트파푸아에서 인도네시아 경찰들은 이런 현대적인 군용 차량을 사용해서 웨스트파푸아의 시위대와 평화적 시위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막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웨스트파푸아의 인권과 관련된 사건들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이러한 장비들을 활용해서 시위대를 진압했습니다.
이러한 장비들 중 일부는 고도로 선진화되어 있습니다. 어떤 장비들은 기관총을 위한 구멍이 나 있고 또 스포트라이트 사이렌, CCTV 카메라 시스템, 그리고 최루가스탄이 포함이 되어 있는 등 매우 선진화되어 있어서 언제든지 최루탄을 쏠 수 있고 또 시위대를 몰아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웨스트파푸아 그리고 특히 제가 사는 도시에서 여러 사건들이 있었는데요. 저는 여러 번 이런 사건들을 목도했습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에 최루탄이 매우 활발하게 경찰들에 의해서 사용됐습니다. 경찰들은 시위대를 겨냥해서 최루탄 같은 도구들을 사용했습니다.
대지정공이 생산하는 물대포도 인도네시아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물대포를 사용해서 평화시위 특히나 학생들을 억압하기 위해서 이러한 물대포들이 사용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자카르타의 강제 정책들은 사람들을 분열시키기도 하고, 천연자원 관련된 착취도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것에 대항해서 평화로운 시위들을 조직하고는 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비폭력적으로 질서를 지키면서 거리에 앉아서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또 시민들을 교육하려고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갑자기 무장하지 않은 이 학생 활동가들에게 경찰은 물대포로 물을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그냥 앉아서 굉장히 질서를 잘 지키면서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경찰들은 물대포를 이용해서 고속으로 고압으로 학생들에게 물을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정말 많은 학생들이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물대포 사용에 대해서 어떠한 성명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운이 좋게도 이 사건에 대한 동영상이 입소문을 타게 되었고 웨스트파푸아에서 인도네시아 군이 어떻게 탄압을 하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공유될 수 있었습니다.

대지정공이 생산하는 물대포
[SNT모티브는] K7, K3, K2와 같은 기관총들도 생산하는데 이러한 무기들은 인도네시아 특수부대에서 사용이 되고 있고 그리고 특히 레이더 부대에서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군 병력은 2019년도부터 웨스트파푸아에 정기적으로 배치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모니터링을 계속해서 하고 있는데 여기에 따르면 이러한 군 부대와 경찰들이 인도네시아의 다른 지역에서부터 웨스트파푸아로 계속해서 배치가 되고 있습니다. 2019년부터 최근에 2023년까지 계속해서 웨스트파푸아 쪽으로 병력이 배치되고 있고, 작년에는 1만 명 정도의 병력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다시 병력 배치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 군인들이 웨스트파푸아의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그러니까 기관총을 들고 이 마을을 배회하고 돌아다니는 것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그 마을의 사람들 그리고 특히나 인도네시아 군에 맞서서 오랫동안 싸우고 있는 자유 투사들이 무력 충돌을 겪었던 분쟁 지역에서는 굉장한 트라우마를 만들어냅니다.
분쟁 지역에서 특히나 이런 총이나 장비들이 많이 사용이 되는데, 이로 인해서 여성, 어린이 그리고 노인들이 대규모로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마을로 가서 살아야 가기도 했고 때로는 정말 수 주 동안 걸어서 좀 더 안전한 곳을 찾아서 주거지를 옮겨야 했습니다. 현재 웨스트파푸아의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무력 충돌이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6만 명 정도의 실향민들이 자신이 살던 마을로 돌아갈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집이 없는 채로 지내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런 실향민들에 대해서 전혀 주의를 기울이고 있지 않습니다. 유엔의 인권 전문가들이 이미 지난해 보편적 인권정례검토에서 국내 실향민의 상황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질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직도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말씀을 드렸던 특수부대나 아니면 군사 경찰들은 분쟁 지역에서 K2 같은 무기를 가지고 다니는데요. 대부분 이런 무기들은 한국 회사에서 생산한 것들이고, 일부는 유럽 국가들에서 생산이 된 것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회사는 현대·기아자동차인데요. 물론 두 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굉장히 유명하죠. 자동차에 있어서는 굉장히 유명한 회사이지만, 저희는 그 회사가 군용 차량도 생산한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군용 차량은 인도네시아 군이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군용 자동차를 통해서 병력을 배치하고 있는 거죠. 그러한 사실을 저희는 최근에 발견했기 때문에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한화는] 바라쿠다 장갑차 그리고 또 다른 차량들을 생산을 합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바라쿠다는 특별히 제가 살고 있는 도시의 마을에서 굉장히 잘 눈에 띕니다. 매번 바라쿠다가 도시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놀랍니다.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요. 그래서 바라쿠다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도 하고, 고위 인사나 대통령 또는 장관이 방문을 할 때 바라쿠다는 항상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뿐만이 아니라 바라쿠다는 평화 시위대를 막는 데도 사용됩니다.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서 시위대가 모일 때에는 항상 바라쿠다가 출동을 합니다. 물대포나 다른 장비들과 함께요. 그렇기 때문에 종종 저희가 도시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터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현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쇼핑몰이 있고 호텔이 있지만 동시에 바라쿠다 그리고 물대포가 우리 도시 안에서는 다니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웨스트 파푸아 민중 의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한화의 바라쿠다 장갑차가 동원되었다.
그런 이유로 한국 사람들과 더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드라마가 많은 인도네시아 텔레비전 방송국에서도 방영이 되고 또 온라인을 통해서도 저희가 볼 수가 있는데요. 그래서 저는 항상 한국 드라마를 즐겨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사실들을 알게 된 다음에는 한국 사람들과 더 연결이 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제주도에서 벌이시는 투쟁에 대해서 더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군사주의에 반대하고 무기거래에 반대하는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저는 동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저희 웨스트파푸아 사람들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과 또 이 재판소에 연대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함께 모여서 우리의 이야기를 한데 모으면, 우리의 힘을 키우고 더 용감해지고 더 자신감을 가져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같은 대의에 함께 맞서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연대를 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