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네티윗 초티팟파이살(Netiwit Chotiphatphaisal)은 병역거부를 선언했습니다.
당시 그는 고등학생으로 스승의 날 학생들이 교사 앞에 무릎을 꿇고 꽃을 바치는 의식과 조례시간 애국가 제창 등을 비판하는 교육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16살 때부터 고민하던 병역거부를 18번째 생일이던 2014년 9월 선언문 형태로 발표한 것입니다. 그는 선언문에서 태국의 군인정치에 대한 비판 의식을 빼곡하게 담았습니다. 이후 네티윗은 출라롱콘 대학에 진학해 학생운동, 사회운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태국 민주화 운동 관련 경향신문의 네티윗 인터뷰 기사)
그리고 10년이 흘러 2024년 4월 5일 징병센터에 가서 제비뽑기를 해야 하는 날, 네티윗은 10년 전의 생각에 여전히 변함이 없음을 밝히며 제비뽑기에 응하는 대신 친구들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네티윗의 징병거부 선언과 전쟁없는세상의 성명서) 그리고 그는 지금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4월 5일 사뭇쁘라깐 주에 있는 징병 센터 앞에서 공개적으로 병역거부를 선언하는 네티윗(가운데)
마침 518기념재단에서 광주민주포럼에 네티윗을 초청해 주셔서 전쟁없는세상이 그 김에 네티윗과 함께 ‘맛있는민주주의(Delicious Democracy)‘ 국수집 서울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국숫집 ‘맛있는민주주의’는 네티윗과 그의 동료 학생 운동가들이 방콕에 창업한 독특한 식당입니다. 이 가게의 대표적인 국수 레시피는 출라롱콘 대학교 인근에서 20년 가까이 국수를 판매해 온 유명 상인에게서 전수받은 것입니다. 대학 주변이 젠트리피케이션을 겪으면서 사랑받던 국수 노점상은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옮겨야 했지만 떠나기 전에 네티윗과 그의 팀에 비밀 레시피를 맡겨 소중한 전통을 보존하기를 바랬습니다.
이 가게는 정통 국수 외에도 버마 요리를 제공하는 데, 자부심을 가진 숙련된 버마 요리사 덕분에 인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맛있는민주주의’ 국수집은 네티윗이 재학 중인 정치학부의 건물관리인에게 영감을 받아 만든 다양한 허브 주스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신선한 허브를 좋아하는 건물관리인은 자신이 좋아하는 주스 레시피를 가게와 공유하여 음식과 함께 상큼한 음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맛있는민주주의’ 국숫집 이러한 다양성이 모여 지역사회에 영양 가득한 음식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전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유산을 보존하는 활기차고 의미 있는 식사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태국 병역거부자 네티윗과 친구들이 젠트리피케이션에 저항하며 차린 국숫집 ‘맛있는민주주의’ 서울 팝업스토어는 5월 20일 (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상수역 인근 당인리교회에서 열립니다.
수익금은 모두 네티윗과 태국의 병역거부운동에 전달될 예정입니다. 많이들 오셔서 태국국수도 드시고 함께 교류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요~!
음식의 양을 가늠하기 위해 오실 분들은 미리 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