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신 각 언론사 정치부·사회부
발    신 전쟁없는세상 (담당: 쥬 활동가 02-6401-0514, peace@withoutwar.org)
제    목 [보도협조요청] 무기박람회 DX KOREA 2022 저항행동 대법원 선고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날    짜 2025. 4. 15 (총 7쪽)
보 도 자 료

무기박람회 DX KOREA 2022 저항행동

대법원 선고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일시 장소 : 2025. 4. 15(화) 11:00, 대법원 동문 앞

 

  1. 취지와 목적
  • 오늘(4/15) 대법원은 무기박람회 DX KOREA 2022에 반대하는 예술행동을 펼친 평화활동가 8명의 사건(2024도16921)에 대해, 2심 유죄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 지난 2022년 9월 22일, 평화활동가 김은미(쭈야), 김한민영(뭉치), 박재윤, 여지우(쥬), 이용석, 주영호(펭귄), 지혜성, 최정민(오리)은 무기박람회 DX KOREA 2022 전시장에서 장갑차와 전차 위에서 바이올린과 기타를 연주하고, 무기산업의 부당함을 알리는 현수막과 구호로 평화적 예술행동을 진행했습니다.
  • 이들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되었고, 2023년 6월 5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총 1,700만 원의 벌금형에 대한 약식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활동가들은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 2023년 11월 8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행사 관계자나 관람객들에게 위협적인 언동을 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며 “피고인들이 공모해서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하는 위력을 행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그러나 2024년 10월 10일, 의정부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행동한 것은 무기 거래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이나 동기의 적당성은 일부 인정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업무방해죄를 인정해 각 50만 원의 벌금, 당시 미성년자였던 두 피고인에게는 1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 이번 판결은 단순한 형사 판결을 넘어, 한국 사회에서 평화적 예술행동이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비폭력 항의가 범죄로 간주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중요한 선례가 될 것입니다.
  • 전쟁없는세상은 이날 오전 11시 대법원 동문 앞에서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1.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아침 (한베평화재단 활동가)
  • 발언 
    • 뭉치 (전쟁없는세상 운영위원, 피고인) : 대법원 선고에 대한 당사자 입장
    •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 변호인) : 판결에 대한 논평
    • 신재욱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활동가) : 무기박람회의 문제점
    • 이대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이너) : 집회 및 시위의 자유 관점에서의 평가
  • 공연  : 쭈야, 펭귄 (전쟁없는세상 활동가, 음악가, 피고인)
    • DX KOREA 직접행동 당시 연주했던 곡을 다시 연주할 계획입니다.

 

▣붙임문서1. 발언문

대법원 선고에 대한 당사자 입장 – 뭉치 (전쟁없는세상 운영위원, 피고인)

안녕하세요. 전쟁없는세상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뭉치입니다. 오늘 대법원이 판결한 사건의 피고인 중 한 명이기도 합니다. 무기박람회 DX KOREA에서 무기박람회 개최에 저항하며 탱크 위에 올라갔던 활동가 8명에 대한 무죄선고를환영합니다. 무기박람회에 저항하며 벌였던저희의 행동은 전쟁과 폭력을 멈추기 위한 양심의 실천이었습니다. 오늘의 무죄선고는 전쟁에저항하고, 무기수출로서 전쟁범죄에 공모하는 한국사회를 고발하는 목소리에 힘을 싣는 판결입니다. 저희는 오늘 재판결과에 힘입어 전쟁수혜자들의 잔치인 무기박람회에 더욱 강력하게 저항하겟습니다.

우리 모두가 전쟁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전쟁은 만 3년을 훌쩍 넘겼고,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집단학살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은 수없이 많은 삶을 희생시키고, 파괴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생은 우주라고들 말합니다. 지금 우리가 보고 겪는 전쟁은 얼마나 많은 우주를 앗아가고 있나요. 우리가 잃은 수십만의 우주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 켠이 저릿해집니다. 

그 반대편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을 보면, 전쟁의 한복판에 있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굴러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오히려 전쟁이 나서 신이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K-방산, 한국산 무기가 잘 팔려서 전례 없는 호조를 겪고 있다는 보도를 볼 때면 말입니다. 그저께인 13일 한국무역협회는 한국의 무기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고, 그 여파로 한국의 방산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해, 한국의 무기산업은 전년도보다 2배 이상의 수출 실적을 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학살이 있었던 2014년 이후 한국은 10년 동안 한화로 약 710억 원어치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팔았고,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이 시작된 2023년 10월 7일 이후 2024년에만 84억원 어치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수출했습니다. 이렇게 팔린 무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집단학살살에 쓰이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한국의 모 언론은 이를 두고 한국의 방산주가 “자녀에게 물려줘야 할 주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전쟁으로 치솟은 한국의 무기회사 주식의 수익률이 앞으로도 성장세를 보일 거란 것이지요. 2023년 5월, 윤석열 정부는 해외정부들의 한국주재 대사들을 불러놓고 K-방산 홍보 행사를 벌였습니다. 군사 쿠데타 이후 시민들을 학살하고 있는 미얀마 독재정부의 대사도 이 날 행사에 VIP로 초정되었습니다. 학살과 쿠데타의 절대적 조건이 무기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K-방산을 둘러싼 검은 욕망에는 여야도 없습니다. 조기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유력 대권 후보는 한국의 방위산업을 성장시키겠다며, AI 같은 한국의 첨단기술을 무기산업에 도입하겠다고 말합니다. 집단학살국인 이스라엘의 대사를 만나 방산 협력을 기대하겠다고까지 말하고 나섰습니다. 전쟁이 나서 돈을 번다고 기뻐하는 집단이 있는 세상에서, 독재국에 무기를 팔아 이윤을 남기는 집단이 있는 세상에서, 전쟁이, 그리고 독재가 과연 그칠 수 있을까요? 저희는 그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쟁과 독재로서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는 집단들이 모여 비즈니스를 행하는 곳이 바로 무기박람회입니다. 

저희가 탱크 위에 올라가서 악기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구호를 외쳤던 DX KOREA 2022에는 총 40개국에서 350개의 무기회사가 참여했고, 27개국에서 37개 대표단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 ‘VIP’로 초청된 14개 대표단이 전쟁이나 무력 분쟁에 직접 관련된 국가이고, 9개는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국가입니다. DX KOREA 2022에 참여한 무기기업들은 전쟁의 여파를 고스란히 겪고 있는 동유럽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큰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한국산 무기는 태국, 필리핀과 같이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며 폭력적으로 탄압하고 있는 나라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세계 무기 수출 9위국이라는 순위는 무엇을 뜻하나요? 예멘, 웨스트파푸아, 필리핀, 미얀마 등 분쟁과 탄압 현장에서 한국산 무기가 쓰이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희의 퍼포먼스 이후, 그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이 무기박람회와 K-방산의 실상에 대해 알고 관심을 표해주고 있습니다. 저희의 재판 소식을 들은 수백 명의 시민 분들이 한국산 무기 수출의 비윤리성을 비판하며, 저희의 무죄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보내주셨습니다. 재작년과 작년에 걸쳐 진행되었건 ADEX와 KADEX에 대해서는 이전에 비해 2배나 많은 분들이 무기박람회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를 해주셨고요. 무기박람회에 저항하는 한국 시민사회 연대체는 전국의 20여개 단체가 함께하는 전국단위 조직이 되었습니다.  주류 언론 역시 저희의 활동을 보도하며 K-방산의 이면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1월에는 한국 정부에 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에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을 해주셨습니다. 애초 목표했던 5천 명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주신 겁니다. 

이 모든 것이 저희의 퍼포먼스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무기박람회와 한국산 무기 수출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행위, 그리고 그게 더욱 잘 들리게 하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사례들이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으로 인해 막대한 돈을 버는 산업에 저항하는 저희의 목소리는 표현과 양심의 자유로서 보호되어야 합니다. 

오늘 대법원의 무죄 판결은 평화를 말하는 저희 여덟 명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보호하는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기박람회에 저항하는 평화의 목소리는 정당하며, 전쟁에 공모하며 이득을 취하는 전쟁장사꾼들이야 말로 ‘유죄’를 선고받아야 할 대상입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방청으로, 탄원 서명으로, 후원으로, 변호로, 그리고 지지와 연대로써 이 재판여정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해에도 전국 각지에서 무기박람회가 줄줄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마음이 아주 바쁜데요. 오늘의 판결이 전쟁 산업에 저항하는 더 큰 연대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에서 진행된 비폭력 직접행동 퍼포먼스 업무방해죄 형사사건(2024도16921)  평화운동가 8명의 변호인 발언문 –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 , 변호인)

먼저, 대법원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재판은 2025년 한국 사회에서 공존할 수 있는 ‘소란’(騷亂)의 규범적 한계를 정하는 재판이었습니다. 그 재판에서 대법원은 2심 유죄 판결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아직 판결문 확인 전이기에 구체적 판시 내용까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포용할 수 있는 소란의 범위를 더 넓고 더 두텁게 설시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본 사건의 쟁점은 간명했습니다. ① 공개된 대한민국방위산업전이라는 공적 행사에서 ② 5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③ 5명 정도가 “전쟁장사 중단하라”를 외치고 악기를 연주한 ‘소란’을, ④ 누구의 업무나 행위를 실질적으로 방해하지도 않았으며, ⑤ 무엇도 손괴하지 않은 ‘비판적 의견개진’ 행위를 과연 형사처벌해야하는가, 였습니다. 

2심은 ‘업무방해죄는 추상적 위험범이기에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다’라는 법리만을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피고인들의 소란이 ‘행사 관계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불편을 끼치고, 일반 관람객들의 전시회에 대한 인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이다’며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누군가에게 ‘불편’을 끼친다면, 누군가에게 ‘부정적 인식’을 미치는 행위라면, 그조차도 그런 ‘가능성’(위험성)만 있다면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논리였습니다. 항소심 판결은 형사처벌의 최후수단성 및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부당한 판단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항소심을 위법하다 판단하여 파기하고 다시 재판하라 환송했습니다. 환영합니다. 이 사건 변호인은 저는 평화활동가들인 피고인들의 소란, ‘비폭력 직접행동’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퍼포먼스가 ‘우리가 사회가 수인하고 보호해야 할 소란’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란은 가장 비폭력적으로 그리고 가장 안전하게 준비된 행위였습니다. 피고인 최정민의 1심 최후 진술의 내용입니다. “저희는 법률 전문가는 아니지만 양심적인 시민으로서 상식의 기준으로 이 행동을 기획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에 맞게 행동하였고 과도한 피해나 불편을 초래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전시회장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플래카드를 펼치고 구호를 외친 행위는 그 전시장을 찾은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고안되고 진행된 것이었습니다. 경찰이나 보안요원들에게도 어떠한 위협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사려 깊게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폭력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신중하고 평화롭게 준비된 소란이었기에, 대법원은 범죄가 아니라 공존할 행동이라 판단했을 것입니다. 오늘의 판단을 이후 표현의 자유와 비폭력 직접행동 사안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파기환송심기이게 절차는 남아있습니다. 다시 평화운동가들은 의정부지방법원에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아야 합시다. 신속하게 무죄판결이 확정되길 바랍니다. ‘전쟁 유죄, 평화 무죄!’

DX 8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환영하며 – 신재욱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활동가)

그들이 저항했던 무기박람회의 문제점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여기서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장사 중단하라’ 저희가 무기박람회를 반대하면서 자주 쓰는 구호들인데요. 물론 무기박람회 주최측은 무기박람회가 아니라 방위산업전시회라는 이름을 내세우면서 박람회에서 거래되는 무기들이 전 세계에서 어떤 살상과 파괴를 일삼고 있는지는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것과 관련해서 오늘 저는 무기박람회저항행동에 대한 비판들, 힘이 없으면 어떻게 나라를 지키냐, 평화 좋지만 허황된 이상주의일 뿐이다, 같은 비판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한국은 여전히 전쟁 중인 나라고, 상시적인 위협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일상에서 이런 위협은 대부분 접경지역이나 군사기지 인근의 주민들에게 집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실제로 죽음과 파괴를 종종 현실에서 맞닥뜨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사회 전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을 특정 지역에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시설에 장애인을 몰아넣고 시설 바깥은 아무렇지도 않은 소위 정상처럼 유지시키는 것처럼요. 군사적 위협을 증가시키는 군비경쟁 같은 군사적 수단으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야말로, 위험이라는 비상 상황을 일상에서 맞닥뜨리고 있는 주민들에게 오히려 이상적인 주장이 아닐까요? 

이러한 구도를 좀 더 국제적으로 넓혀보겠습니다. 무기박람회를 비판하면서 저희가 주요 근거로 내세우는 것이 바로 한국에서 수출한 무기가 세계 곳곳의 전쟁과 분쟁지역에서, 또 권위주의 국가의 시민탄압 현장에서, 실제로 살상과 파괴를 일삼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보수정권과 그보다 덜 보수적인 정권을 막론하고 무기산업 성장 정책은 일관되게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윤석열 정권부터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계기를 통해 무기산업이 급성장했고, 실제적인 미래 먹거리로 홍보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렇게 수출된 무기는 생명을 살상하고 터전을 파괴하는 데 사용됩니다. 해당 지역에서 그 무기에 피해를 입는 당사자들에게 무기거래 반대는 결코 이상적인 주장이 아닙니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다시 묻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죽음과 그가 사는 터전을 파괴하는 것을 담보로 해 이윤을 얻는 산업. 미래 먹거리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입니까? 그 산업을 비판하는 것이 정말 이상주의입니까? 

무기산업, 그러니까 전쟁산업은 사실 전 지구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전쟁과 거기서 사용되는 무기야말로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무기산업은 그 생산과 판매부터 실제적 사용, 그로 인해 파괴된 생태계 및 터전 복구를 위한 비용, 그리고 사용된 무기의 폐기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한 탄소를 배출합니다. 하지만 무기산업을 포함한 군사부문은 탄소배출 보고 의무도 적용되지 않죠.

발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무기박람회에 반대하는 것은 죽음과 파괴를 담보로 이윤을 얻는 무기산업을 규탄하고, 동시에 지금도 어딘가에서 무기로 인해 죽어가는 생명에게 연대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전 지구적 위기에 놓인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해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행동에 대해서 무죄 판결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앞으로의 저항행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집회 및 위의 자유 관점에서의 평가 – 이대선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이너)

안녕하세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이너 이대선입니다. 무기박람회에서 저항행동을 벌인 8명의 활동가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오늘 대법원의 판결은 헌법과 국제인권법이 보장한 시민의 권리를 인정하는 당연한 판결입니다.

오늘 무죄 판결을 받은 활동가들은 무기박람회라는 공간에서 정당하고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무기수출이 공모하는 심각한 인권침해를 고발하고, 이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의사표현의 방식이었습니다. 무기산업이 인권침해로서 이익을 얻는 구조에 침묵하지 않고, 이를 알리기 위해 탱크 위에서 악기를 연주하고 피켓을 들었습니다. 이들이 비판하고 싶었던 전쟁과는 정반대의 모습이었습니다. 폭력도, 파괴도, 위협도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이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대한 국제규약 제 19조와 제21조는 “표현의 자유”와 “평화적인 집회의 권리”를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으며, 이는 대한민국 헌법 21조에서도 보장하는 내용입니다. 정치적인 표현의 자유 행사에 대해 형법상 업무방해를 적용해 유죄를 판결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은 국제인권법과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권리를 심각하게 위배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뒤집은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환영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무기보다 앞서야 할 시민의 권리입니다. 우리 모두가 공포에 떨며 12.3 비상계엄을 겪었습니다. 12.3 비상계엄 이후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정의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국가공동체를 회복시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우리 모두가 몸소 증명해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움직임이 없었다면, 12.3 비상계엄이 남긴 인권침해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온 사람들이 총칼을 이긴 것입니다. 오늘의 판결은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모든 시민에 대한 옹호입니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무기박람회에서 시위를 벌인 8명에 대한 무죄 판결 대해 환영을 표합니다. 표현의 자유는 범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오늘의 판결에 함께 기뻐해주시고,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 자유를 위한 연대의 목소리를 모아주시기를 바라면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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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 KOREA 평화예술행동 대법원 선고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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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DX 8 대법원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