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제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평통사의 김영재입니다. 처음 인사드리는거죠? 밖에 있을 때 여러번 뵈었는데, 편지로 인사드리는건 처음인 것 같네요. 이곳에 갇힌 후 1개월이 조금 지났고, 그동안 전쟁없는세상에서 보내주신 소식지는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날씨가 많이 더워졌죠? 이곳에서도 하루 30분 있는 운동시간이 끝나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입니다. 한달 가까이 독방에서 생활하다가 여러 명이 함께쓰는 방으로 옮겨오니 편지쓰기나 책읽기가 많이 힘들어졌어요. 그래도 강정지킴이들과 여러 지인분들이 편지도 보내주시고 면회도 와주셔서 잘 견디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많은 분들이 저의 갑작스러운 구속 소식에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해오며 언젠가 연행이 되고 구속도 될거라 예상하고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였기 때문에 당황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킴이들 누구나 그렇겠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양심에 비추어 분명 옳은 일이고 정의로운 일이라 믿기 때문에 지금의 이 갇힌 상황이 절대 후회되지도 부끄럽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몸은 갇혀있지만 평화를 위해 신념을 가지고 행동한 저 자신이 당당하고 떳떳해서 마음은 한결 자유로워요.
이미 구속 100일이 넘은 양윤모 선생님과, 보석으로 풀려났다가 다시 수감되신 박석진님, 그리고 이종화님, 이렇게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 속에 현재 수감생활 하시는 분들 모두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해요.
늘 평화를 위해, 정의를 위해 애쓰시는 모습 잘 보고 있습니다. 전쟁없는세상의 여옥님을 비롯한 많은 회원분들과 평화를 위해 정당한 병역거부로 수감되신 분들게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고마운 말씀 전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투쟁하시길 빌어요. 고맙습니다.
2013. 5. 16.
제주교도소에서 김영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