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우편물을 감옥 안에서 받아보면 어떤 기분일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받아보게 되는군요. 제 수감소식을 전하는 메일을 받아보니 기분이 새롭습니다.
오늘 새벽부터 비가 와서 날씨가 좀 선선해졌습니다. 더위를 별로 안타는(땀만 많이 흘리는) 저로서는 아주 좋을거까진 없지만, 방 사람들은 다들 좋아하는 분위기인 날씨. 그러나 서울구치소엔 수박, 아이스크림, 두유 얼린것 같은 사치품은 없네요. 출역 나가도 제한된 사람들이나 접하는 듯. 저는 그냥 방 사람들하고 수다떨면서 보내렵니다.
사실 굳이 편지를 보내는 건, 저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 한마디 하고싶고,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감옥 안에선 이런 이슈를 거의 못접할줄 알았는데, 사건이 이만큼 크니 매일매일 뉴스와 신문을 통해서 접하게 되네요. 이스라엘의 만행 -결국 유사 확산탄을 쓰면서 안쓴다고 발뺌하고, 그짓거리를 안보리에선 눈감아주는- 을 보굈자니 화가 많이 납니다. 제가 특별히 할 수 있는게 있을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감옥 안이니, 일단 마음이나마 그렇다고 전하고 싶고, 혹시 전없세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규탄성명이라도 낸다면 감옥안에 있는 병역거부자들도(저말고도 다들 화가 날꺼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한다는 말 정도를 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꼭 이렇게 해달라는건 아니고, 그냥 마음이 그렇다는거니 알아서 잘걸러 생각해주시길!
아무튼 수감자우편물 226호 잘 받아봤고, 다들 무더운 여름 잘 나시길! 아, 다른 수감자분들하고도 이제 종종 연락할까 했는데 마침 연락처가 왔네요. 같은 구치소에 있는 조익진씨는 징벌방(-_-;;)에 끌려가는 거 봤었는데, 들깨님은 한번도 못봤다는. 서신 넣을때 들깨님 근황 좀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길수님 기사는 정말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라고 하고 평을 좀 쓸까 했는데, 여러 사정상 끊어야겠네요. 선화님, 덩야핑님 글도 다 잘봤다는! 나중에 다시 편지하겠음!
P.S. 용석님, 요새 보드게임 모임 안돌아가죠? 왠지 그럴꺼같음..
7월 24일. 서울구치소에서 강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