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거부로 수감 중인 동지들에게

땀이 샘솟는 여름입니다. 건강에 무리없이 다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최근 수감된 길모씨부터 함께 남부교도소에 있다 의정부교도소로 이감간 동현씨, 인권침해에 당당히 맞서 싸워 몇 가지 요구사항을 관철시킨 익진씨 등 소식이 궁금합니다. 동현씨는 남부교도소를 파라다이스로 묘사하는 글을 썼는데, 얼마뒤에 의정부로 이감가게 되어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같이 출역했으면 말벗이 생겨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램도 있었는데 저로서는 아쉽게 되었네요.
저보다 앞서 병역거부를 했던 분들을 보면 제가 알고있는 한 모두 출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익진씨나 동현씨는 출역을 안하는 경우인 것 같더라구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예 출역을 안해버리는 것도 책읽을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하루종일 방에 갇혀 지내는 것도 고역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용적으로만 접근할 문제는 아니겠지만 다른 분들의 수감생활을 간접적으로 지켜보며 저도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예비수감자 모임에 갔을때 강정마을에서 오신 두 분을 만났었는데, 지금 그 동지들도 혹시 수감중이신가요? 그날 뵈었던 분들이 모두 처음이자 수감전 마지막으로 본 것이 되어버려서 이름과 얼굴이 매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백하자면, 길모씨가 제게 편지를 하고 접견을 왔었는데 죄송하게도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ㅠㅠ 어쨌든 그 두 동지의 소식을 제게도 알려주시면 좋겠네요.
전 요즘 부쩍 경제학에 관심이 늘어 관련 서적들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일간지도 한겨레와 조선일보도 보고 있구요. 아마 수감전보다 더 민감하게 정보들을 접하는 것 같습니다. 운동도 꾸준히 해서 몸도 건강해지고 있구요. 출역 중인 작업장은 보안과 청소인데 비슷한 또래의 여호와의 증인들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 이맘때가 가장 더울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남부교도소에서 동지들에게 연대를 보냅니다.

 

2014. 8. 3. 일. 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