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세상 분들께

‘전쟁없는세상’ 분들이라고 칭하긴 했는데, 뭔가 어색하네요. 누굴 지칭하는건지 조금 애매하기도 하고요. 잠시 호칭과 그 집단의 성격에 대해 고민했는데, ‘전국구 빵잽이 네트워크’라는 생각이 제일먼저 들었어요. 전없세가 하는 다른 일도 많은데 막상 제가 수인으로 있으니 저만 생각하게 되네요. 일단 전국 CO분들과 전없세 관계자들이라고 여기고 계속 말을 이어나가겠어요.

‘평화수감자의날’ 엽서들 정말 고마워요. 엽서에서 좋은 향기도 나던데요? 어느분 센스인지 정말 좋네요. 여성화장품 냄새인 걸로 보아 용의자가 대충 추려집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거의 매년 참가했던 행사네요. 올해는 제가 좀 바빠서(이발소 손님이 넘 많아요) 못갔는데 내년부터는 다시 재밌게 놀 수 있길. 거기서 제 편지도 읽었다는데 심히 걱정됩니다. 제가 전없세 앞으로 보낸 공식 편지는 단 한통인데 거기에 제가 독거방 생활이 꿀이라고 했죠…. 허허허
그동안은 제 후원회에 올리는 편지가 항상 소식지에 스크랩이 되어있어 따로 편지할 필요성을 못느꼈는데 이렇게 따로 편지한 이유는, 엽서에 대한 고마움도 있지만 CO들끼리 수다도 떨어보고 싶어서입니다.
얼마전에 ‘내일도 칸타빌레’가 16회로 조기종영돼서 무척 속상했어요. 사랑스러운 심은경 덕분이 목, 금이 정말 행복했는데… “오라방~”소리가 아직도 귀에 아른거립니다. 그치만 AOA의 활발한 컴백활동과 신인 걸그룹 러블리즈 덕분에 많은 위로를 얻습니다. 남부구치소 내 러블리즈 팬이 저말고도 꽤 있어서 팬클럽이라도 만들어볼까 해요. 가입조건은 ‘너무너무 힘들어~’ 부분 안부 소화하기.
왜이런 쓸데없는 얘길 여기다 해서 여러사람 피곤하게 하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줄로 압니다. 물론 이거 옮겨 타이핑하는 분도 악필이라고 욕하시겠죠. 그치만 제가 직원이발에서 폼나게 가위 돌리면서 보안과장 머리 자르는 줄로 알고있는 제 후원회분들게 이런 소리하면 영치금이 끊겨 굶어죽을거 같기도… 우리끼린 느낌 아니까. 그쵸? 농담이고요, 그냥 겸사겸사 여러 사람들과 얘기 나누고 싶었어요.
요즘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내년 구매물품에 케첩과 마요네즈가 나오느냐입니다. 제 입맛이 약간 초딩이라 달달하고 새콤한 소스가 많이 그립네요. 한때 구운감자가 나오면 풀구매해서 케첩만 취하는 미친짓도 했는데, 그렇게 모아놓은 케첩도 다 떨어졌네요. 구매주임님 이발하러 오셨을 때 로비해볼까 생각도 했는데 물품입찰은 이쪽권한이 아니라네요.
어제(12/15)는 형기의 딱 절반이 지나는 날이었어요. 물론 가석방 포함해서 7개월반 살았으니 7개월 반 남은거죠. 다음주 22일이 동지인데 어제는 ‘징역의 동지’였달까. 시간이 게으름 안부리고 잘가는 것 같아 좋네요. 이제 저만 게으름 안부리면 됩니다. 절반 지나는 동안 뭐했나 돌아보니 영락없는 빵잽이가 된 것 같네요.
편지 마치면서 아직도 엽서에서 향기가 날까 싶어서 맡아봤는데 아직도 남아있네요. 아 좋아라ㅎㅎㅎㅎ(약간 변태같기도…) 다들 겨울에 몸상하지 말고 잘들 지내요. 내년에 또 편지할게요. 안녕요ㅋ
P.S. 새해 복 많이 받아요~!!

2014. 12. 16
서울남부구 6下30에서 상민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