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세상

동현앓이 하고있는 그대들에게 드디어 2015년이 다가옵니다. 자세히 보면 2015년은 뛰고 있습니다. 어이 자네 그러다 엎어지네! 소리쳐봐도 듣는둥 마는둥 신나게 달립니다. 양손 번갈아 하늘을 찌르면서 100m 주자처럼 달립니다. 그러나 365일동안 달린다는 점에서 그는 마라톤 주자입니다. 저 속도로 1년이면 어디든 가겠습니다. 그대들에게 들렀다가 -인간의 감각으로는 거의 동시에- 제게도 들렸다가, 잘하면 전쟁없는세상으로 갈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2014년은 너무 빨라서 우리는 뒤꽁무니만 쫓다가 그를 보내야 했습니다. 아무도 2014년을 잘 보내지 못했습니다. 달리는 그의 호주머니에서 떨어지는 불특정 과거만 간신히 주워담을 뿐이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2014년이 2015년에게 바통-터치! 하는 순간에 우주의 어떤 비밀과 관련된 섬세하고 아담한 시간의 갭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능이 미처 퇴화하지 못한 일단의 인간들은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동물적으로 귀를 쫑긋 세웁니다. 쓸데없이 그러고 있는 새 2015년은 이미 앞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내년 이맘때쯤 딱 지금처럼 후회합니다. 호주머니에서 떨어진 과거만 만지작거리며 2014년과 꼭 닮은 2015년의 뒤통수를 보게 됩니다. 니가 그걸 어찌 아냐구요. 이건 특급 칭찬 비밀인데, 저는 2015년이 2016년과 바통-터치! 할 때 생긴 시간의 갭을 통해 잠깐 이 세계에 들러 연하장을 쓰고 있는, 미래에서 온 코난 동현이거든요.

여러분, 부디 저처럼 살지 마세요.

동현아, 너도 너처럼 살지 말자. 양심적으루다가.

양심적 나처럼 살기 거부.

아무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 다음으로요.

 

2014년의 뒤꽁무니에 부쳐(혹은 붙여)

동현.

 

 

여백의미(라 쓰고 글자크기 조절실패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