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우편물 244호가 4월 14일(화)에 도착했습니다. 편지 도착 1주일이 지나기 전에는 답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는 의무감으로, 다른 한편 설렘으로 펜을 듭니다. 지난번 일은 아직도 지속하고 있고, 법정 대응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법정 대응의 일환이라는 생각도 들고, 뜨거운 옥밖 투쟁에 대한 연대 심정도 있고, 이제 단련이 됐는지 견딜만도 하고 말입니다.
아무튼 세월호 유족과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는 판국에 갇혀 있다는 것은 분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병역거부자의 날이 얼마 안남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태백산맥>>을 보면 이 나라 징병제는 외적 방어가 아니라 미군정과 분단 반대 빨치산을 소탕하려고 도입된 것이었습니다. 한국 전쟁 중에는 병력 부족을 해결한답시고 엄청난 수를 ‘방위군’ 이름으로 데려다 놓고 추위와 굶주림으로 거리에서 행군 중에 다 나자빠뜨렸습니다. 예산 착복은 안하는 게 비정상이었고 말입니다.
이처럼 출생부터 썩어 있는 징병제, 지금은 코까지 썩어 냄새를 못 느낄 지경이 된 건 아닌지 싶습니다. 윤일병 비극은 세월호처럼 1년 가까이가 지났지만 제대로 된 조치를 못 이끌어 냈습니다. 더러운 구데기가 가득한 체제와 군대에 분로도 한가득입니다. 부당하고 문제 많은 군대에 신념이나 기타 등등 이유로 가지 않겠다고 선택한 것, 선택하는 것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일입니다.
저를 포함해 모두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단식40일째, 2015년 4월 21일(화)
원주교도소 837 조익진
간단히 씁니다.
세월호 시위와 노동자 파업을 지지,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