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없는세상을 위해 일하시는 모든 분께.

감히 상상키 어려운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의 노고에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강정 해군기지 반대투쟁에 몸을 아끼지 않으시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날씨가 아무리 추워져도 저들의 야간공사는 멈추지 않는 듯 합니다. 이 추위에 밤에도 천막을 치고서 공사를 막아보고자 고생하고있는 친구들이 있으니 저의 징역살이는 피난처입니다. 야간에는 그나마 몸을 녹일 수 있는 불씨가 만들어졌다니 작은 염려만은 놓을 수 있습니다. 그 불씨에 강정주민들이 모두 모이고, 그 불씨로 해군기지 백지화 투쟁이 제주도 온 전역에, 한반도 전국에, 전세계로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해봅니다.

다사다난했던 임진년 한해가 다가고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19일에는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서 하와이와 같은 죽어가는 섬으로 만들어 관광지화 하겠다는 대통령도 선출되었습니다. 혹시 2번 후보를 지지하셨다면 우선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2번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한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일은 없었을듯 합니다. 강정해군기지 결정의 당사자 중 한명이었고, 아직도 변명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지난 4.20 총선에서 제주도에서는 비례대표까지 4석이나 의원직을 얻어갔습니다. 그들 자신들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했다고는 하겠지만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불신하게 하는 일이 발생되었습니다. 2013년도 예산안이 2번 후보 민주통합당의 묵인, 방조 하에 새누리당의 날치기로 통과되었습니다. 우리는 저들에게 너무 많이 속아오고 있습니다. 우근민 도지사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들 자본가, 정치인, 자본가 정당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들 스스로의 힘으로 해군기지를 막을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강정주민들, 강정지킴이들, 전세계 전쟁을 반대하는 박해받는 인민대중들, 전국 평화대행진에서 만났던 쌍차 노동자들, 용산희생자와 가족들, 죽어가는 4대강의 모든 생명들, 수많은 우리들, 우리들의 손으로 해군기지 백지화 투쟁을 만들어가야겠습니다.

햇볕이 들지않는 감옥소 안이지만 그 뜨거운 희망찬 기운이 자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 힘을 모아서 해군기지 반드시 막아내고 2013년 ‘강정평화마을건설’ 원년의 해로 만들 것을 기대합니다.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영광으로 알고 기꺼이 함께 하고자 합니다.

근하신년, 새해에는 소원성취하시고, 건강하십시오.

2012. 12. 22.
제주교도소에서 박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