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석 (전쟁없는세상 비폭력프로그램 팀 활동가, aka 영화평론가)


‘J. Robert Oppenheimer Quote’

우리는 세상이 예전과 다르게 나아갈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몇몇은 웃었고, 몇몇은 울었지만, 대다수는 침묵에 잠겼다. 난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비슈누는 왕자가 그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설득하며, 그에게 감명을 주기 위해 여러 팔이 달린 형태를 취하고는 말했다.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도다.” 아마 우리 모두 어떤 식으로든 그것과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트리니티 핵실험이 끝난 뒤 오펜하이머가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타’를 인용하며 남긴 말

20세기 인류는 지구를 끝장낼 수 있는 핵무기를 만들어냈다. 이후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핵을 둘러싼 냉전의 시기가 있었다.

영화 ‘테넷’은 ‘미래와 현재의 냉전’을 그려내고 있다. 현재 인류가 어느 시점에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강이 마르는’ 기후위기를 초래했고 미래의 인류는 생존하기 힘들 지경까지 되었다. 미래의 어느 세력이 과학기술을 통해 이런 미래를 만들어낸 현재의 인류를 멸절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막는 것이 ‘테넷’의 미션이다.

 

cnd

 

ican

앞서 말한 핵무기로 인한 지구의 멸망을 막았던 것은 ‘테넷’이 아닌 CND(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을 비롯한 201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ICAN 과 같은 사회운동, 평화단체, 활동가들 이었다. CND의 로고는 누구나 알고 있는 Peace 마크 이다.

‘기후 위기’로 인한 냉전이라는 테넷의 주제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지금 우리에게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사회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21세기에 들어와 우리가 겪은 대표적 바이러스 유행병인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모두 박쥐에게서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세상 포유류종의 절반이 쥐고 그 나머지의 절반이 박쥐다. 박쥐가 특별히 더러운 게 아니라 그냥 많아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 최근 박쥐들이 지구온난화에 따라 열대에서 온대로 서식처를 넓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온대에 모여 사는 우리 인간과 물리적으로 가까워졌다. 박쥐 동굴 바로 앞까지 길을 내며 숲을 파괴하고 야생동물을 괴롭히다 보니 바이러스가 결국 우리에게까지 옮겨 묻은 것이다

라고 코로나 펜데믹을 설명하고 있다.

영화 ‘테넷’은 미래와 현재의 협동작전으로 세상을 구해내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리고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테넷’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사회운동이다. 전쟁없는세상은 2020년 평화캠프 팬데믹 에디션 ‘슬기로운 사회운동 탐구하기’를 통해 펜데믹과 사회운동, 군사주의를 논하는 행사를 진행하였다.

기후 위기와 코로나 펜데믹에 맞서는 사회운동에 힘을 보태는 것, 세상을 바꾸는 일일 것이다.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테넷’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 기후 위기, 코로나, 군사주의에 관련된 아티클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어떻게 삶의 연대를 위협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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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군대에 기후위기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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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의 정치를 넘어서: 팬데믹 시대의 기회와 우리의 정치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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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의 군사화: 세계 각국이 군사화된 대응을 선택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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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이들을 더 취약하게, 폭력을 더 폭력적으로 만드는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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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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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평화캠프 팬데믹 에디션 ‘슬기로운 사회운동 탐구하기’ 에서 오간 이야기들

 

[2020평화캠프 패널토론] 팬데믹과 군사주의-강현욱(사드 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2020평화캠프 패널토론] 팬데믹과 군사주의-랑희(인권운동공간 활, 공권력감시대응팀)

 

[2020평화캠프 패널토론] 팬데믹과 군사주의-상현(한-홍민주동행)

 

[2020평화캠프 패널토론] 팬데믹과 군사주의-박나래(Ktown 4 Black Lives)

 

[2020평화캠프 패널토론] 팬데믹과 사회운동-가람(전쟁없는세상)

 

[2020평화캠프 패널토론] 팬데믹과 사회운동-상현(한-홍 민주동행)

 

[2020평화캠프 패널토론] 팬데믹과 사회운동-박나래(LA 반인종차별 / 흑인해방 연대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