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현규
참여 병역거부자 n명

사람들 여러 명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storyset/Freepik)
([인터뷰] 대체복무 ABCD 1부에서 이어집니다.)
수용자, 교도관, 여호와의증인 대체복무요원들과 맺는 관계는 어떠한가요?
행정실에서알려드립니다 : 교정시설에서 일하다 보면 수용자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된다. 수용자가 난동을 부린다든지, 자해를 한다든지, 폭력을 행사한다든지 사건 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원칙은 교정시설에서도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정시설에서 대체복무를 한다는 것에서 작게나마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수용자가 인간적인 생활을 하도록 지원하는 데 있을 것이다.
소집해제기원정권지르기 :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니까 함부로 대해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있다. ‘수용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권리를 누린다’고 말하는 직원이나 대체복무요원도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병역거부자가 예외 없이 수감됐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마음이 불편하다. 어떤 면에서 수용자가 직원을 상대할 때와 비교해서 대체복무요원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경향도 있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
대체복무의꽃말은1095일 : 수용자와 일대일 접촉이 원칙상 금지되어 있어서 관계를 맺을 기회가 거의 없다. 일하다 보면 직원이 없는 상황에서 업무에 관한 간단한 대화를 나누게 될 때도 있지만 그게 전부다. 인권운동을 했던 입장에서 수감생활의 어려움이나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수용자와의 접촉이 사실상 차단되어 있다.
이번주부터춘추복입니다 : 교도관은 수용자보다 접촉면이 넓다. 정확히는 교정시설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교도관은 아니라서 직원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겠다. 대원을 동료 직원처럼 대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군인이나 수용자에 가깝게 보는 사람인지에 따라 관계가 매우 달라진다. 대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거나 수고가 많다면서 격려해주는 직원들도 만났지만, ‘대체복무제도를 없애고 군대에 보내야 한다’고 말하는 직원들도 있다.
내가바로생활관패셔니스타 : 교정시설 전체 업무를 놓고 보면 대체복무요원이 맡는 일은 일부이기 때문에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서에서 같이 일하는 직원은 간단히 말해서 직장 상사라고 할 수 있다. 남학교를 다녔거나 남성 사회에서 어울렸던 경험이 있다면, 그리고 그게 나쁘지 않았다면 적응이 쉬울 수도 있다. 대원에게 호의적인 직원들은 대원을 아들, 조카, 동생처럼 대하기도 한다.
대체복무3년은월드클래스 : 여기 와서 알게 된 점은 교도관들의 직무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교정시설에 만연한 과밀수용은 수용자에게나 교도관에게나 쾌적한 환경이 아니고, 수용자에 의한 폭행 사건이 발생할 만큼 업무 강도가 높지만 그만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다. 교정본부는 정부조직 가운데 청이 아닌 본부라서 예산 운용이나 인력 충원이 수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방관이라고 하면 명예롭고 용감한 이미지가 생각나는데 교도관은 부패하거나 폭력적이거나 무능한 이미지가 떠오르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모든 교도관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자부심을 느끼기 어려운 조건이 있는 듯했다.
행정실에서알려드립니다 : 수용자, 교도관, 여호와의증인 중에서 물리적으로 제일 가까운 이들은 여호와의증인이다. 여호와의증인이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소수 종파라는 점에서 여호와의증인에 대한 이야기는 무엇이든 조심스럽다. 그러나 대체복무 현장에서는 절대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데다가 다수인 자신의 위치를 좀처럼 성찰하지 않기 때문에 불편한 순간이 자주 생긴다. 기본적으로 종교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종교활동을 열심히 하는 편이다. 여호와의증인이 아닌 사람에게 자신들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고, 한 명의 개인이라는 정체성보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지닌 정체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 외에도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소집해제기원정권지르기 : 여호와의증인은 대체복무제도를 자신들이 만들었다고 믿는다. 그래서인지 대체복무를 수련회로, 생활관을 왕국회관으로 생각하는 듯하다. 기상 시간이나 청소 시간에 음악을 트는데 여호와의증인 노래가 나오더라. 지켜보기도 하고 항의하기도 하면서 조율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다. 평소에는 무난히 지내다가도 물음표 백만 개가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이 어김없이 찾아온다. 그래도 종교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일컬어지는 20~30대 한국 남성에 가까워 보인다. 청소년 시기에 제도 교육을 그만두고 종교활동에 집중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비여호와의증인과 함께 일하거나 연애한 경험이 있는 이들도 있다. 퀴어한 이들도 있고, 여호와의증인이 맞는지 알 수 없는 이들도 있고, 여호와의증인 사회의 부조리를 느끼는 이들도 있고. 일반화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
대체복무의꽃말은1095일 : 여호와의증인이 평범한 동료는 분명히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병역거부자도 일반 사회에서 그렇게 평범한 축에 속하지는 않을 거고 여호와의증인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힘든 시기를 함께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료의식이 생기기도 하고, 가능한 대로 서로 선을 지키고 존중하며 지내려고 한다. 아무래도 여호와의증인이 다수인 만큼 생활에서 유리한 측면이 많지만, 여호와의증인이라고 해서 대체복무가 언제나 즐겁고 만족스러운 것은 당연히 아니다. 다만 자신들과 다른 결이 있는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고 느낄 때가 있다. 대체복무 현장에 여호와의증인만 있는 게 아닌데도 비여호와의증인의 입장에서는 황당한 발언이나 동의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그럴 때는 입맛이 쓰다.
대체복무를 하기 잘했다고 생각할 때가 있나요?
이번주부터춘추복입니다 : 대체복무요원이 하는 업무는 대부분 수용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일이다. 수용자가 인간답게 사는 일을 보조한다고 생각하면 대체복무가 의미 있다고 느껴진다. 물론 병역거부자가 모두 수감됐을 때도 비슷한 일을 했는데, 수용자 신분일 때는 징역이고 대체복무요원 신분일 때는 공무가 된다는 점은 이해가 어렵다.
내가바로생활관패셔니스타 :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 소식을 들을 때면 대체복무도 전쟁과 폭력에 저항하는 실천이라는 생각에 대체복무를 하기 잘했다는 마음이 든다. 얼마 전 열린 국군의날 행사 주제가 ‘힘에 의한 평화’였던데 정말 끔찍하고 절망스러웠다. 평화는 도심 한복판에서 첨단 무기를 과시한다고 실현되는 게 아니라 전쟁 연습을 중단하고 무기 거래를 멈추는 일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대체복무가 평화를 이루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기에 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대체복무3년은월드클래스 :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모두 챙겨 먹는 게, 심지어 다른 사람이 영양까지 고려해서 만들어주는 게 얼마만 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음날 해야 하는 업무 때문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하니까 매번 밤을 새우고 지냈던 때와 또 다른 리듬이 느껴진다. 단순한 삶이 주는 기쁨이 있다.
행정실에서알려드립니다 : 대체복무를 하고 부서를 옮길 때마다 전에는 해본 적이 없는 일을 종류별로 경험하고 있다. 처음에는 서툴고 버벅거리지만 일이 하나둘 손에 잡히고 업무 순서가 머릿속에 그려질 때면 여기서도 무언가 배우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체복무요원들끼리 서로 합을 맞추는 과정이 재밌다.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살다 보면 피곤하고 짜증 나는 순간도 피할 수 없지만, 가능한 대로 좋은 면만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대체복무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소집해제기원정권지르기 : 내가 군대에 온 건지, 여호와의증인 수련회에 온 건지 헷갈리는 일들이 생길 때 그렇다. 대체복무는 양심과 신념에 따라 군대에 갈 수 없다고 판단한 이들이 선택하는 것인데도 기준이 항상 군대에 있다. 군인이 이렇게 생활하기 때문에 대체복무요원도 어떠해야 한다든지, 군대가 이렇게 운영되니까 대체복무 현장도 어떠해야 한다든지. 여호와의증인의 보수적인 관점과 배타적인 태도도 갑갑하다. 생활관 곳곳에 성경 구절을 붙여둔다거나 방송으로 종교활동을 하는 등 다른 종교인 혹은 비종교인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있다. 어느 쪽이든 대체복무를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일상이지만 한번 거슬리기 시작하면 방법이 없다.
대체복무의꽃말은1095일 : 이게 진짜 내가 원하던 대체복무인가 싶은 의문이 들 때면 환멸감을 느낀다. 공동체에 기여하고 공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보다 직원들과 무난하게 지내고 여호와의증인과 맞춰가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있어서 허탈하다. 냉정하게 말해서 지금의 대체복무는 교정시설의 규칙에 익숙해지고 여호와의증인과의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에서 한국이 처음 시행하는 제도가 아닌데, 이미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자리를 잡은 나라들이 있는데 왜 이래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이번주부터춘추복입니다 : 직원들은 나를 여호와의증인이라고 생각하고 여호와의증인들은 나를 ‘이방인’으로 대할 때,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는 기분이 든다. 비여호와의증인 대체복무요원들은 자신이 대체복무 현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 너무 쉽다. 가끔 ‘여호와의증인이 아니라고 해서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잘해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직원이나 여호와의증인에게서 들을 때가 있다. ‘외국인치고는 우리말을 잘한다’와 같은 말 아닌가. 분명히 칭찬이고 인정인데, 동시에 칭찬도 인정도 아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그러한 칭찬과 인정이 여기서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럴 때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는 기분이 든다.
내가바로생활관패셔니스타 :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나 차별을 옹호하는 말을 접할 때 회의감이 든다. 그 외에도 민주적인 소통 구조를 만들고 상향식 의사결정 체계를 마련하는 일에 아무도 관심이 없을 때, 수용자는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처럼 행동할 때, ‘저 사람들은 이방인이잖아’라는 말이 여호와의증인이 아닌 사람들은 마치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쓰일 때, 내가 이런 말을 들으려고 대체복무를 왔나 싶다. 대체복무에 커다란 기대를 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원칙도 지켜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 절망스러울 때가 있다.
대체복무3년은월드클래스 : 비여호와의증인 대체복무요원이 병역거부를 한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일상의 구조적 불평등이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문제의식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대체복무 현장이 그러한 불평등이 지속되는 곳이라는 점에서 씁쓸한 감정이 든다. 교정시설 특유의 위계와 폐쇄성도, 인권 원칙보다 종교 교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한몫을 한다. 동료 활동가가 지적했던 것처럼 ‘대체’복무가 어떤 대안적인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현재 시행되는 대체복무제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행정실에서알려드립니다 : 한마디로 문제가 많다. 우선 대체복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 교정시설이 군사화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대체복무에 적합하지 않다. 병역거부자가 돌고 돌아 다시 교정시설로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복무 영역이 확대되면 일반 사회와의 접촉면도 늘어날 것이고, 시민들은 대체복무제도의 필요성을 가까이에서 인식하고 대체복무요원은 고립감을 덜 느낄 텐데, 지금은 사회와 단절된 상태나 다름없다. 사실 교정시설로 한정된 이유는 3년 동안 합숙 복무를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3년, 합숙복무, 교정시설이라는 조건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 덕분에 제도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졌다. 대체복무제도는 누구든지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제도여야 함에도 커다란 각오를 하고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야 겨우 참여할 수 있는 예외적인 제도가 되고 말았다. 아예 대체복무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거나 여호와의증인이 아닌 이들도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이들도 여전히 많다.
소집해제기원정권지르기 : 지금까지 대체역 편입을 신청한 사람 가운데 여호와의증인이 아닌 이들은 30명쯤 된다. 제도가 도입된 지 4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30명밖에 안 된다는 것은 대체복무를 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신념을 꺾고 군대에 가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제도가 만들어지면 신청자가 급증할 것이고 ‘병역기피’가 만연할 것이 불 보듯 뻔하므로 제도를 엄격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설레발 쳤던 이들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 현역 입영 대상자가 군대에 갈 때는 왜 군인이 되고 싶은지, 언제부터 군인이 되고 싶었는지, 평소에 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주변에 밝혔는지 물어보지 않으면서 대체역을 신청할 때는 왜 중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부터 SNS 계정까지 제출해야 하나. 대체복무를 하고 싶은 누구나, 군 복무 중일 때도, 간단한 서류만 제출하면, 자신이 생활하거나 원하는 지역의 공공기관에서, 공익을 실현하는 업무를, 현역 군인과 같은 기간 동안, 합숙 없이 하는 일은 도대체 언제쯤 가능할까.
대체복무의꽃말은1095일 : 군대와 비슷한 생활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대체복무가 얼마나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는지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 말이 좋아서 군인과의 형평성이지 실제로는 징벌에 가깝다. 대체역을 병역의 한 종류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 결정의 요지고, 안보 개념을 공동체의 안전을 수호하는 인간 안보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미 국제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도 대체역이 늘어나면 군인이 한 명이라도 줄어들까 봐, 대체복무요원의 처우가 좋아지면 군인의 사기가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하면서 기간은 군법무관이나 공중보건의에 맞추고, 형태는 현역 군인에 맞추고, 그러면서도 급여는 실질적으로 군인의 절반만 지급하는 것이 현행 대체복무제도다.
이번주부터춘추복입니다 : 병역거부자가 교정시설 운영을 보조하는 역할로 포섭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 정치적 병역거부자의 평화주의든 여호와의증인의 중립 신념이든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업무가 주를 이루어야 하지만, 현재는 교정시설의 부족한 일손을 돕는 데 급급하다. 넓은 차원에서 교정시설은 민주주의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공공기관이고, 공공기관 운영을 보조하는 일에 공익성이 있다고 스스로 설득하고 있지만 납득이 쉽지는 않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돌봄, 보건, 안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두 배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아쉽다.
내가바로생활관패셔니스타 : 대체복무를 하다 보면 불합리한 일을 겪을 때가 있는데 문제를 제기하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돼서 그냥 속으로 삼키는 경우가 있다. 관행이나 종교의 이름으로 차별을 옹호하거나 혐오 발언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제도에는 구제 조치나 방법이 나와 있지만, 실질적인 효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권교육을 강화하는 것, 차별금지 규정을 명문화하는 것, 독립적인 문제 해결 단위를 마련하는 것이 모두 시급하다.
대체복무를 하면서 꼭 필요한 물품이 있나요?
대체복무3년은월드클래스 : 밖에서는 선크림 하나 안 바르고 다녀도 문제가 없었는데 교정시설의 환경 때문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트러블이 계속 난다. 피부 관리 제품과 선크림은 필수다. 사 놓기는 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했던 책을 가져오는 것도 좋다. 마땅한 책이 없다면 연간 10만 원까지 지원되는 자기계발비로 책을 살 수도 있다. 참고로 군인은 12만 원이다. 생활관에 설치된 공용 정수기를 이용하려면 텀블러도 필요하다.
행정실에서알려드립니다 : 세면도구, 피부 관리 제품, 상비약, 연고, 밴드, 양우산, 각종 읽을거리, 텀블러, 커피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이 정말 많다. 처음 와서는 소박한 삶을 살고 싶었는데 점점 물건이 늘어난다. 혹시 가져가도 되는지 긴가민가할 때는 대체복무 중인 병역거부자에게 문의하셔도 좋다.
소집해제기원정권지르기 : 소음 차단 기능이 있는 이어폰을 꼭 준비하시기 바란다. 개인 공간이 없어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데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잠시나마 나만의 장소를 만들 수 있다. 소등 시간 이후에 물건을 찾을 때는 휴대용 조명이 유용하다. 밝기 조절이 되면 상황에 맞게 쓸 수 있어서 더욱 좋다. 건조한 계절에는 개인용 가습기도 도움이 된다.
대체복무의꽃말은1095일 : 잠을 깊게 자지 못하는 편이라면 안대, 성능 좋은 귀마개 등 수면 보조 물품을 추천한다. 다인실이다 보니 생각보다 시끄럽고, 조용히 지내는 것을 못하는 이들도 꽤 있다. 예민해지기 완벽한 환경이라는 뜻이다. 일하기도 쉽지 않은데 잠도 제대로 못 자면 많이 힘들다. 이 정도 소음은 괜찮겠지, 이 정도 조명은 괜찮겠지, 이 정도 음식은 괜찮겠지 등등 사람마다 허용 범위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대체복무에 평점을 준다면 몇 점일까요?
이번주부터춘추복입니다 : ★★☆
군대와 직장 생활을 적당히 섞고 교정시설을 한 컵 추가한 느낌. 각각의 요소가 독특한 시너지를 일으키는 바람에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는지, 대체복무요원은 정확히 어떤 신분인지, 대체복무에서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고 어디까지 감내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래도 시작이 반인 만큼 절반의 점수를 줬다.
내가바로생활관패셔니스타 : ☆
제도만 놓고 평가한다면 0.5점.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 상당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사람을 말리지는 못하겠지만, 그가 대체복무를 하면서 느낄 환멸과 분노를 떠올리면 한 번 더 고민하라는 이야기를 안 할 수는 없다. 물론 비여호와의증인 동료 한 명이 너무 절실한 상황에서 새로운 대체복무요원은 언제나 환영이다.
대체복무3년은월드클래스 : ★★☆
아쉬움도 많지만 그만큼 의미도 크다고 생각한다. 대체복무제도가 더 알려지고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4점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듯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체복무제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겠다.
행정실에서알려드립니다 : ★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된 점은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지만, 인권 규칙과 민주적 가치가 얼마나 실현되는지 놓고 따져봤을 때 크게 삐걱거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드디어 첫 번째 기수가 소집 해제되는 시기인 만큼 정부가 시민사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제도가 생겨서 다행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소집해제기원정권지르기 : ★★
걱정을 많이 했던 것에 비해서는 지낼 만하다고 느낀다. 3년도 길고, 교정시설도 답답하고, 합숙 복무도 힘들지만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업무 영역이 확대된다면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돌봄, 보건, 재난구호, 교육, 문화, 환경 등으로 업무 영역이 꼭 확대됐으면 한다.